올해 국내 신탁 시장이 '1000조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및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영향으로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위축됐고, 안전자산 위주의 신탁계약이 증가했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신탁업 영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고는 전년 말 873조5000억원 대비 10.9% 증가한 96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겸영신탁회사 중 은행은 지난해 말 480조4000억원, 증권사는 237조2000억원 수탁고를 기록해 각각 전년 말 대비 10.4%와 13.6%씩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같은 기간 보험사의 수탁고는 20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신탁회사인 부동산신탁사는 전년 말 대비 11.5% 증가한 230조6000억원 수탁고를 기록했다.
업권별 점유율은 은행이 49.6%로 가장 높았고, 증권사(24.5%)와 부동산신탁사(23.8%), 보험사(2.1%)가 뒤를 이었다.
신탁재산별로 보면, 작년 금전신탁은 483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0.7% 늘었다. 이 중 특정금전신탁이 467조3000억원으로 금전신탁의 96.6%를 차지했다.
DLF 사태 및 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영향으로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위축된 반면, 안전자산 위주 신탁계약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는 파생증권형·주식형 신탁의 수탁고가 각각 3조3000억원과 1조원씩 감소했지만, 안전자산인 수시입출금식·정기예금형신탁의 수탁고는 각각 4조원과 2조원 늘어났다.
증권사에서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성격의 정기예금형 신탁이 22.3% 증가했다.
재산신탁은 484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1.1% 늘었다. 부동산신탁(285조8000억원)과 금전채권신탁(194조3000억원)이 99.1%를 차지했다.
지난해 신탁보수는 총 2조3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겸영신탁회사의 보수에서는 특정금전신탁이 88.9%를 차지했으며, 부동산신탁사의 보수에서는 토지신탁이 80.5%를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신탁의 편입자산에 특정 금융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위탁자 유형·위험도·보수·만기·운용방법 등 신탁상품별 특성을 상세히 기재토록 요구한 개정 업무보고서를 활용해 단기간 판매량이 급증한 신탁상품을 감시하는 한편, 이들 상품이 투자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