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 방위비에 불만…"주독미군 절반 감축"
트럼프, 독일 방위비에 불만…"주독미군 절반 감축"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6.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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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GDP 1.36% 수준 부담…채무이행 하지 않은 것"
독일 측 “아시아 등에 힘 투영하기 위해 주둔하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의 방위비 지출 수준을 비판하며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화했다.

나토 회원국이 방위비를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2%’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독일이 1.36% 정도만 지출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주독 미군’ 감축을 두고 공화당의 반대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에 주둔한 미군의 수를 2만5000명으로 줄일 것이라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수년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나토에 수십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며 “독일이 지불할 때까지 병사의 수를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약속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방위비 지출을 지키지 않는 독일에 대해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독 미군은 3만4500명이지만, 주독순환배치 병력과 훈련 참가 병력 등을 포함하면 5만2000여명에 이른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2만5000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절반’수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에 관해 오랫동안 얘기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가장 나쁘게 남용하는 나라는 독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독일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많은 다른 나라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 2%’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은 곳과 한국, 일본 등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겪고 있는 나라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에밀리 하베르 미국 주재 독일 대사는 이날 “미군은 독일을 지키기 위해 주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서양 연안 국가의 안보를 지키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미국의 힘을 투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실제 감축 여부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하원 군사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계획’에 대해 “국가 안보를 해치며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