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남북합의된 비무장화지역 다시 진출할 것” 
북한군 “남북합의된 비무장화지역 다시 진출할 것”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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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사진=연합뉴스)
개성. (사진=연합뉴스)

남북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국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계기로 시작된 북한의 강경 조치는 이제 군까지 동원하는 최고 수위에 달하면서 한반도를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16일 연합뉴스는 이날 북한군이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이란 개성과 금강산 일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했다”고 말했다. 

개성은 2003년 개성공단이 들어서긴 전까지만 해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일대에는 북한군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주둔해 있었다. 탱크, 자주포, 방사포 등도 배치돼 있었다. 현재는 개성공단 착공으로 이 지역에 부대가 철수된 상태나 향후 이들 지역에 다시 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금강산에도 역시 그간 남측 관광객이 이용하던 통로에 군부대를 배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남쪽을 적대시하는 내용의 대남전단을 살포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해 예견돼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 데 대한 의견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개성과 금강산 지역의 군사적 행위와 삐라 살포 계획에 대해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신속하게 관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북한의 이런 조치는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로부터 비롯됐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남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를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를 중단하지 않을 시 남한과의 모든 소통 채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정부와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지만 북한은 소통 채널 중 하나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하고 더 나아가 군사력을 동원해 대치하겠다는 고강도 조치를 선포했다. 

청와대는 전날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 없다”며 남북관계 회복을 기원했다. 하지만 북한은 아랑곳 않고 되레 이날 남한에 대한 군사압박 수위를 높였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