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넥타이 맨 문대통령 "끊임없는 대화로 남북 신뢰 키워야"
DJ 넥타이 맨 문대통령 "끊임없는 대화로 남북 신뢰 키워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6.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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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영상메시지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 "끊임없는 대화로 남북간의 신뢰를 키워나가야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신뢰"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이 20년 전 6·15 남북공동선언문 서명식 당시 착용한 것으로, 20년 전의 합의를 되새기자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또 영상 축사 녹화에 사용된 연대(演臺)는 2018년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선언을 공동 발표 때 사용된 뒤 판문점에 보관해 온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상황이 아니다. 더디더라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남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 관계가 악와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일부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전단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소통창구를 닫자, 국민들은 남북 간 대결 국면으로 되돌아갈까 걱정하고 있다"며 "얼음판 걷듯 조심스레 임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준수해야 하는 합의다. 국민도 마음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에 숱한 좌절과 가혹한 이념 공세를 이겨내며 끝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대중 대통령님의 용기와 지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2000년 6월 15일, 한국전쟁 발발 5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의 지도자가 마주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두 지도자가 대화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시작, 이산가족 상봉 등을 거론하며 "모두 대화가 이룬 성과"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영상축사 촬영에 착용한 넥타이(왼쪽)와 연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착용한 넥타이와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 사용한 연대를 활용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영상축사 촬영에 착용한 넥타이(왼쪽)와 연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착용한 넥타이와 지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에 사용한 연대를 활용했다. (사진=청와대)

 

특히 문 대통령은 "2017년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짙어가는 상황에서 남북의 지도자가 다시 마주앉을 수 있었던 것도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두 지도자에게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화의 힘으로,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완성할 수 있었고,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도 시작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야 할 것들"이라며 "반목과 오해가 평화와 공존을 향한 우리의 노력을 가로막게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력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크지만, 나와 김 위원장이 8000만 겨레 앞에서 했던 한반도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릴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소통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며,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살포 등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면서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한 역대 남북 합의들도 여러 차례 같은 뜻을 거듭 천명해왔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준수해야 하는 합의다. 국민들께서 이 합의가 지켜지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이고, 일자리이며 우리의 생명이다.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며 "어려울수록 '작은 일부터,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평화는 누가 대신 가져다주지도 않는다"며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합니다.남과 북이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