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담화 주민에 공개… “철저히 보복하자” 여론몰이 
북한, 김여정 담화 주민에 공개… “철저히 보복하자” 여론몰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14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한 제1부부장의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에 호응하는 북한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한 제1부부장의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에 호응하는 북한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남측을 비난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주민들에게 공개하며 남측을 적대시하라는 취지의 여론몰이에 나섰다. 북한은 “남측에 철저히 보복할 것”이라고 피력했고 주민들은 이에 크게 호응했다. 

14일 연합뉴스는 북한이 이날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의 2면에 김 제1부부장이 전날 밤 발표한 담화 전문을 게재하며 이러한 대남 대결 여론몰이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한국에 있는 탈북민단체들이 북한을 비난하는 대북전단 수백장을 살포하는 행위를 맹비난하며 한국 정부가 이를 저지하지 않을 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시작으로 모든 소통 채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다음 날 그는 실제 이것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지난 10일 현실화됐다. 

정부는 북한의 단호한 결정에 대북전단 살포를 막는 법을 마련하기로 했고, 탈북민단체를 고발하는 한편 단체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은 이는 “쇼”일 뿐이라며 다시 한번 남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은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계기로 남측을 적으로 규정, 연일 높은 수위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전날 밤 발표한 담화에서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인민의 징벌은 막지 못한다’는 제목의 정론에서 남측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분노를 정당화하고 ‘연속적이고 철저한 보복’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의 남측 비난 입장에 주민들이 크게 호응했다며 현 남측을 바라보는 북한의 현 주소를 설명한 것이다. 

신문은 “연속적이고도 철저한 보복이 실행되고 있다”며 “인민의 징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비참한 광경을 통해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참을성있게 지켜봤다. 이미 때는 늦었다. 우리는 세상에 공표한 그대로 끝까지 철저하게 결행해나갈 것”이라고 또 한 번 피력했다.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실제적 2인자다. 김 제1부부장은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민은 ‘쓰레기’, ‘똥개’ 등으로 표현하는 한편 남측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을 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혈육이자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김 제1부부장이 직접 수위 높은 비난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것은 북한 지도부의 격앙된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