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일양약품·신풍제약 주가 급증, 최고 4배 이상 올라
전문가 "옥석 잘 가려야"…금융당국 "불공정거래 엄중 대응"
금융당국, 전문가 등은 코로나19 제약 테마주에 대한 투자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 등락률이 현저히 크고 예측이 어려워 투자위험이 매우 높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실제 부광약품과 일양약품, 신풍제약 등 코로나19 테마주로 분류된 중견제약사 3곳의 주가가 몇 개월 새 2~4배 뛰었다. 3사의 시가총액은 국내 대형 제약사들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과 일양약품, 신풍제약 등 3사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 대비 최고 4배 이상 올랐다.
부광약품과 일양약품, 신풍제약의 주가는 국내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날인 올해 1월20일 각각 1만4750원과 2만1050원, 7140원이었다.
3사의 주가는 약 150일이 지난 6월12일 장마감가 기준 각각 3만8950원과 6만8500원, 3만500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각각 164.1%와 225.4%, 327.2% 늘어난 수치다.
3사의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적극 반영됐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시험관 내 시험(in vistro)을 통해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사용 중인 인간면역결핍(HIV) 치료제 ‘칼레트라’와 유사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나타낸 것을 확인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레보비르’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고, 4월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2상을 승인받았다.
일양약품은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19 테마주로 떠올랐다.
일양약품 주가는 특히, 지난달 27일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치료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단 소식에 급등했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13일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임상 2상을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았다.
이에 따라 3곳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장마감가 기준 각각 2조5254억원과 1조3074억원, 1조6160억원에 달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인 GC녹십자(1조7880억원), 대웅제약(1조7090억원), 종근당(1조2627억원) 등보다도 많은 수치다.
상황이 이러하자, 의학계와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금융당국까지 나서 주가부양 마케팅에 속지 않는 신중한 투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은 “백신개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건 관련 기업들의 주가부양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달미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치료제 전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면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르는 반면, 임상신청 반려 등의 경우엔 하락세를 시현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이와 관련한 투자는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테마주로 부각된 종목의 투자자 피해 발생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행위 시장감시와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고 엄중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테마주는 주가 등락률이 현저하게 크고 예측이 어려워 투자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해당 기업도 불측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정되지 않은 사항 등에 대한 보도와 공시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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