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디지털 시대 '보험 소비자' 더 꼼꼼해져야
[기자수첩] 디지털 시대 '보험 소비자' 더 꼼꼼해져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6.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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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서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유년기 시절 아날로그를 경험하고, 성인이 돼서는 디지털을 경험하고 있어 축복받은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들답게, 최근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레트로(Retro·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80·90년대 스타들의 음악 방송을 무제한 스트리밍하는 채널들이 인기를 끌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밀레니얼 세대는 전체 인구의 22%(약 1100만명)를 차지하며,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 출간된 '90년생이 온다'(저자 임홍택)는 밀레니얼 세대를 알고 싶어 하는 기성세대와 기업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이 책에서 밀레니얼 세대인 90년생은 '편리'하고 '재미'있으며 '단순'한 소비 패턴을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보험시장에서도 신규 고객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비대면 상품을 출시하고, 저렴한 보험료도 강조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굳이 대면으로 설계사를 만나 장황한 설명을 들으며 가입할 필요 없이 모바일로 몇 분만 소요하면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보험 전문가는 "비대면 보험은 보험 유통 단계를 간소화해 보험료가 기존보다 저렴하다"면서도 "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는 이가 없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한다.

상품 설명이 복잡한 데다 용어까지 생소한 보험상품을 혼자서 가입하려면 보험과 관련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가입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는 더욱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보험이라는 다소 어려운 영역까지 복잡한 절차 없이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은 디지털이 등장하며 만들어낸 편리함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들을 무심코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보험 전문가들은 설계사 설명 없이 가입하는 보험인 경우 내가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이 맞는지를 더욱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종류의 보험상품이 있는 만큼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은 상품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자들이 종종 설계사의 설명이 충분치 못했다거나 설명이 잘 못 됐다는 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데, 디지털 계약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넘쳐나는 정보와 편리함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똑똑한 소비 생활을 만들어가기 위해 보험 소비자들의 세심함이 필요한 때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