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 신뢰 산산조각”
북한 “남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 신뢰 산산조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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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경기도 파주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분민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6년 4월 경기도 파주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분민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두고 계속해 한국에 비난의 말을 내뱉고 있다. 정부가 탈북민단체의 대북전산 살포를 강하게 저지하고 나섰지만 북한은 여전히 한국을 못마땅해 하는 모습이다.

13일 연합뉴스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의 말을 빌려 장금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이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격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이번 사태를 통해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고 보도했다.

또 그는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성 말을 덧붙였다.

장 통전부장은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 자리는 넘겨받은 인물로, 개인 명의 담화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문제는 한국에 있는 탈북민단체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규탄하는 대북전단 수십, 수백 만장을 북한으로 살포하는 행위와 관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부터 생겨났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에 강한 유감을 표했고 이 행위가 계속될 시 남한과의 모든 관계를 끊어버리겠다는 취지의 높은 수위의 발언을 했다.

이에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의지를 밝히는 한편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고발하고 단체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또 전날에는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와 청와대가 나서 이 문제를 진화하려 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한국을 향해 비난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이미 남북 간 소통 채널인 남북연락사무소를 폐쇄하고 한국을 적으로 규정했다. 청와대를 향해서는 비겁하다는 취지로 조롱하기에 나섰다.

장 통전부장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며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것이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좌우상하 눈치를 살피고 좌고우면하면서 번지르르하게 말 보따리만 풀어놓는 것이 남조선 당국”이라고 크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장 통전부장은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했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대북전단 금지법 같은 것은 스무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북전산 살포 중지는 2018년 4월 남북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한국 내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하겠다는 내용을 합의했으나 이후로도 여전히 대북전단은 만들어졌다. 이에 이런 행위를 그간 지켜만 보고 있다가 정부가 지금 적극 나서는 게 무슨 저의인지 모르겠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장 통전부장은 “가볍기 그지없는 혀 놀림으로 험악하게 번져진 오늘의 사태는 어물쩍 넘기려고 타산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오산을 없을 것”이라며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하지만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더 이상은 마주 서고 싶지 않다”고 재차 일축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