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믿음보다 의혹 더 간다… 南, 이제부터 괴로울 것"
北 "믿음보다 의혹 더 간다… 南, 이제부터 괴로울 것"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6.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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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철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 담화 발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 틀린 것이 없어"
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으로 경찰버스가 집결하고 있다.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해 대북전단 살포 단체 2곳을 고발한 데 이어서, 이날 경기도는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자의 통행을 제한하고 위반 시 현행범으로 체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으로 경찰버스가 집결하고 있다.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해 대북전단 살포 단체 2곳을 고발한 데 이어서, 이날 경기도는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자의 통행을 제한하고 위반 시 현행범으로 체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청와대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 단속 방침에 대해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며 "이제부터 괴로울 것"이라면서 대남 강경 기조가 계속 이어갔다. 

장금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은 12일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 대응을 비난하며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장 부장은 이날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통하여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청와대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이 틀린 것이 없다"면서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전긍긍하면서 통일부의 뒤에 숨어 있었다"며 "마침내 전면에 나서서 그 무슨 '대 용단'이라도 내리는 듯이 입장 표명을 했지만 이는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장 부장은 "좌우상하 눈치를 살피고 좌고우면하면서 번지르르하게 말 보따리만 풀어놓는 것이 남조선 당국"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장 부장은 또 "여태껏 말이 부족하고 글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여 북남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서는 것에 대해 "판문점 선언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법 같은 것은 열 번, 스무 번도 더 만들고 남았을 것"이라며 "이미 있던 법도 이제 겨우 써먹는 처지에 새로 만든다는 법은 아직까지 붙들고 앉아 뭉개고 있으니 그것이 언제 성사돼 빛을 보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장 부장은 "가볍기 그지없는 혀 놀림으로 험악하게 번져진 오늘의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고 타산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오산은 없을 것"이라며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 서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 문제에 대해 개성공단 철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장 부장은 이날 추가적인 대남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