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하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꺼낼 카드에 이목 집중
"재협상 하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꺼낼 카드에 이목 집중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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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금 인하 요구 가능성 커
기존 구주 가격 등도 재협의 전망
인수 포기 가능성도 다시 떠올라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을 상대로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꺼낼 카드에 업계의 이목은 집중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HDC현산의 요청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하라”고 전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

HDC현산은 지난 9일 산업은행에 공문을 보내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재협상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HDC현산은 산은에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낮춰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HDC현산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수 계약 체결 이후)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지난해 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5000억원 증가했다”며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지난해 반기 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항공업황 부진에 따라 수익이 악화하는 등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는 HDC현산이 인수 대금을 낮춰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HDC현산이 금호산업에 지불해야 할 구주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이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이후 진행되는 채권단에 대한 차입금 상환 연기와 채권단이 인수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전환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는 HDC현산은 산은에 성공적인 인수 종결을 언급해 인수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공식적으로 재협의를 요청하면서 인수 완료까지 산업은행과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은행도 지난 10일 자료를 통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HDC현산의 의견에는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공문이나 보도자료가 아닌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와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인수 포기설은 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현재 항공업의 위기를 놓고 보면 실제로 HDC현산이 인수 포기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