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에 “남북관계 참견 말고 제 집안 정돈이나 하라” 
북한, 미국에 “남북관계 참견 말고 제 집안 정돈이나 하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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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난한 미국.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북한 비난한 미국.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북한이 남북 연락 채널을 전면 차단한 자국에 일침을 놓은 미국을 향해 “입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벌어진 대북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한국과 관계를 끊겠다는 취지의 조치를 취했고 미국이 이를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11일 연합뉴스는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에 있는 탈북민단체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규탄하는 대북전단을 만들어 살포하는 행위에 대해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보복을 가하자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미국에 남북관계에 참견하지 말고 미국 내 상황이나 잘 돌보라는 언급을 한 것이다. 

권 국장은 흑인 사망으로 시끄러운 미 상황을 들며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은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이나 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입 다물고 있는 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설명햇다. 

외교계 일각에서는 북한이 외무성 국장의 언론 문답 형식으로 의견을 밝히고 적대적 표현을 자제한 것으로 볼 때 이번 비난에는 약간의 수위 조절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