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시공권 경쟁 '톤 다운'…대안설계 수준 키 재기
한남3구역 시공권 경쟁 '톤 다운'…대안설계 수준 키 재기
  • 전명석 기자
  • 승인 2020.06.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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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림 등 입찰 3사, 정부 눈치보며 사업계획 힘 빼기
GS건설은 '합리적 공사비' 앞세워 원안설계로 승부수
한남3구역 재개발 조감도. (자료=서울시클린업시스템)
한남3구역 재개발 조감도. (자료=서울시클린업시스템)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주목받는 서울 한남3구역 시공권 경쟁에 뛰어든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이 대안설계 수준에서 강점을 피력하고 있다. 작년 입찰 당시에는 초호화 설계로 혈전을 펼쳤지만, 과열 경쟁을 제한하는 정부와 서울시 방침에 따라 재입찰에서는 완전히 힘을 뺐다. 특히, GS건설은 '합리적 공사비'에 제안 초점을 맞추며, 대안설계조차 제시하지 않는 전략을 세웠다.

10일 주택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은 지난 4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 제이그랜하우스에서 열린 1차 합동 설명회를 통해 입찰 제안 내용을 설명했다.

이날 3사는 모두 조합이 제시한 1조8880억원보다 낮은 공사비를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총공사비로 1조7377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원안설계 공사비 1조5580억원에 대안설계 비용 1797억원을 더한 것으로, 이 중 1315억원은 천연 대리석 마감과 이건 창호 등 내외부 마감 비용으로 책정했다.

한남3구역이 구릉지 지형이라는 점을 고려해 단지 곳곳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입주민이 이동 시 불편함이 없게 할 예정이며, 짧은 동 간 거리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는 투명도를 조절해 내부를 볼 수 없도록 하는 '미라클 윈도우'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남3구역 시공사들의 주요 조건 비교표. (자료=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한남3구역 시공사들의 주요 조건 비교표. (자료=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대림산업은 원안설계 공사비로 입찰사 중 가장 낮은 1조3865억원을 계획했지만, 대안설계 비용 5015억원을 책정해 총공사비는 3사 중 가장 높은 1조8800억원을 제안했다.

특히, 대안설계 비용 중 4145억원을 트위스트 타워 등 추가공사 비용으로 책정했다. 트위스트 타워는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모양의 건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가구 수를 최대한 늘릴 수 있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트위스트 타워 적용으로 전체 5816가구 중 65%인 3775가구는 한강뷰를 누리게 된다.

GS건설은 대안설계를 적용하지 않고, 최대한 시공비를 낮춰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 하기로 했다. GS건설은 대안설계가 기존 조합설계안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공사비 차이는 커 조합원들에게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GS건설이 제안한 공사비는 1조6551억원이다.

3사는 지난해 경쟁적으로 고급 설계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제안 내용에 위법 소지가 많다고 판단한 정부와 서울시가 관련 사안을 수사 의뢰하고, 조합에 시공사 선정 입찰 전면 무효화를 권고했다. 한남3구역 조합은 이를 받아들여 재입찰을 진행 중이며, 이번에는 조합과 입찰 참여사 모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당시 현대건설은 '왕가의 품격'을 메인 콘셉트로, 내·외관에 고품격 특화 설계를 적용하겠다고 했고, 대림산업은 한강 조망 가구를 최대 1528가구 더 늘려 2566가구로 확대하고 4만180㎡ 초대형 커뮤니티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GS건설도 테라스하우스와 단독형 주택, 펜트하우스 등으로 단지를 구성하고 최고급 리조트처럼 커뮤니티센터를 꾸미겠다고 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규모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원안설계상 분양 4940가구와 임대 876가구 총 5816가구가 계획됐다.

한편, 한남3구역 조합은 오는 14일 시공자 사전투표를 진행하고, 21일 2차 합동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전명석 기자

j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