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점 재협의"
HDC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점 재협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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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공문에 대한 회신서 입장 밝혀
계약 종결 기간 연장 의사도 전해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인수 계약 관련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구했다.

현산은 인수 의지에 대해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을 재점검·재협의하기 위한 인수 계약 종결 기간 연장 의사를 전했다.

현산은 9일 자료를 통해 산은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현산에 따르면 이번 공문은 산은이 지난달 29일 현산에 보낸 ‘6월 말까지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에 대한 회신이다.

우선, 현산은 “산은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며 “산은과 계약 당사자들 간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산은 산은이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재점검과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거래종료일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회신했다”고 전했다.

앞서 현산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지난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SPA)을 맺으며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완료하기로 했다.

다만, 해외기업결합심사 승인 등 여러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27일이다.

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외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유상증자, 회사채 등의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등 인수자금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약 체결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하고, 인수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산에 따르면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8000억원이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의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당기순손실도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현산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해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과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하고, 부실계열사에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현산은 “두 달간 약 11회 아시아나항공 등에 공문을 발송해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현산은 “산은이 이번 공문을 통해 직접적인 논의가 가능해진 데 대해 매우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며 “계약 당사자를 넘어 산은과 대승적 차원의 실질적인 논의로 전환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 확정을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야 하고, 계약체결일 이후 4조5000억원 이상의 부채가 증가한 상황에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산은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 등 인수조건에 대해 원점에서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의사를 산은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