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올해 내내 위기감 고조…"버티는 게 최선"
철강업계, 올해 내내 위기감 고조…"버티는 게 최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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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내수 선방·조선업 수주 희소식에도 수익 연결 부정적 전망
가동 중단 등 업체마다 생산량 조절…"가격 인상 절실한 상황"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국내 철강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가운데, 연내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서도 자동차 내수 판매 선방, 조선업계의 카타르발 대형 수주 등이 앞으로 철강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자동차 수출 부진과 조선업계의 수주 이후 실제 선박 건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철강업계는 글로벌 철강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생산설비 가동을 일부 중단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16일부터 일부 생산 설비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또, 유휴 인력에 대해선 유급 휴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이달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각에선 최근 자동차, 조선 등 대형 수요처의 내수 시장 판매 선방과 수주 소식에 철강업이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지만, 철강업계는 당장 올해 안에 확실한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14만613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1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대 100척 이상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관련 계약을 맺었다. 조선업계는 올해 말부터 오는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선 이 같은 수요처의 희소식에도 올해 안에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루기 힘들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업체는 최종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늦게 효과가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 당장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요인은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는 수주나 실적이 바닥을 찍고, 3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아무래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부 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고,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철강업계에서는 경영 위기 해소를 위해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의 가격 인상 등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철강업체는 최근 2년간 고통분담 차원에서 후판 가격을 동결해 왔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산업인 자동차, 조선과 가격 협상이 쉽지 않지만, 가격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