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잡아라"…합리적 가격·편리함 앞세운 '비대면 보험'
"20·30 잡아라"…합리적 가격·편리함 앞세운 '비대면 보험'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6.09 14: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익숙한 젊은 층 겨냥해 '암보험'도 설계사 없이
상품 이해 어려움은 단점…전문가 "꼼꼼히 살펴야"
지난 4일 굿리치가 수도권 20·3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험 관련 설문조사 결과. (자료=굿리치)
지난 4일 굿리치가 수도권 20·3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험 관련 설문조사 결과. (자료=굿리치)

보험시장 신규 고객층인 20·30세대를 확보하기 위한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험사들은 20·30 전용 비대면 '암보험'을 내놓는 등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층을 잡기 위한 비대면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비대면 보험의 장점으로 평가하면서도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경계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 특성에 맞춰 비대면과 소액 보험료를 앞세운 미니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우선, MG손해보험은 만 19세~39세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료 인상 없이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2030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MG손보 관계자는 "보험료가 높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보험료를 낮추고 접근성이 편한 CM(Cyber Marketing) 채널을 통해 보험을 출시했다"며 "필요한 담보만으로 구성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췄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도 작년에 '청춘'을 내세운 '오렌지 청춘 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암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중단됐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암 치료비와 생활비를 함께 보장한다. 가입대상은 20·30세대로 초점을 맞추고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변화해 가는 고객들의 트렌드에 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 중에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보험설계사를 만나 직접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보험에 가입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보험 가입도 활발하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보험 가입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인슈어테크 플랫폼 '굿리치'가 수도권 20·3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제테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세대는 합리적인 비용과 편리함을 비대면 보험의 장점으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비대면 보험에 관심을 가진 계기(중복응답 포함)로 '합리적인 보험료'(45%)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간단한 가입'(40%)과 '이해하기 쉬운 보장 내역'(26%)도 비교적 높은 비중으로 선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대면 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 연구원은 "20·30세대는 보험 구매 경험이 중장년층보다 적어 보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배홍 소비자금융연맹 보험국장은 "비대면 보험상품은 접근성이 편리하고, 유통단계가 간소화돼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보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용어에 대한 정리와 혜택 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설계사가 없어 어려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험에 친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보험에 가입할 때, 상품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20·30세대의 경우 처음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암보험은 간병 등 필요한 부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벼운 상품 위주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홍 국장도 "자신이 들고자 하는 보험상품이 맞는지 확인한 후 가입해야 한다"며 "암보험은 20·30세대에 잘 발병되는 암 중심의 보장인지, 노년기에 발병률이 높은 암 보장인지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