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연락사무소 전화 안받아”… 1년9개월만에 불통 
통일부 “北, 연락사무소 전화 안받아”… 1년9개월만에 불통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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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연락사무소 불통.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남북연락사무소 불통.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남북 간 당국자 소통 채널인 남북연락사무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북측에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북측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의해 개성에 설치됐다. 통상 남북연락사무소는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이날 북측이 연락두절 됨에 따라 개소 1년9개월 만에 불통 상황을 맞게 됐다. 

이에 외교계 일각에서는 북한이 예고한 대로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가능성은 최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국에 있는 탈북민 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난하는 대북 전단을 제작해 살포한 것을 지적한 데서부터 제기됐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발표한 담화에서 살포에 대한 남측의 조치를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담화 다음 날인 5일 늦은 오후에는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 제1부부장이 이와 관련한 첫 조치로 연락사무소의 ‘완전한 폐쇄’ 등을 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남북연락사무소 폐쇄가 확실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계속되던 연락이 최근 불거진 대북전단 살포 문제와 연계한 시점에서 끊어졌다는 점에서 북측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일단 이날 오후 다시 통화를 시도하고 관련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여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남북합의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북측과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북 간 군 통신선은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