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기생충·깡 마케팅 최대 수혜…2분기도 상승기류
농심, 기생충·깡 마케팅 최대 수혜…2분기도 상승기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6.0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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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구리' 글로벌 인지도 상승하자 조리법 11개국 언어 소개
1020 '밈' 현상 중심 비 모델 섭외 요청에 '새우깡' 광고계약
콘텐츠 인기 편승해 적재적소 홍보, 1분기 이어 호실적 예상
영화 기생충과 깡 신드롬 확산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농심 짜파구리와 새우깡. (제공=농심)
영화 기생충과 깡 신드롬 확산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농심 짜파구리와 새우깡. (제공=농심)

농심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니즈(Needs)를 충족시키는 적재적소의 마케팅과 홍보활동을 통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과 가수 비의 ‘깡’ 등 대중문화 콘텐츠들의 히트 속에서 이와 연계된 자사 라면과 스낵까지 덩달아 화제로 떠올라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기생충 마케팅’에 이어 ‘깡 마케팅’으로 큰 효과를 거두면서 식품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농심은 이들 콘텐츠의 인기에만 기대지 않고,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제품 개발과 모델 발탁 등 마케팅을 적극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지난 2월10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자마자, 다음날 글로벌 동영상 채널 유튜브(Youtube)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했다. 

짜파구리는 농심 라면 제품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혼합해 조리한 레시피로, 기생충의 한 장면에 삽입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 세계 각지에서 기생충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현지 요리사이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들은 직접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영상들을 잇달아 올리면서 자연스레 입소문이 났다. 짜파구리를 맛본 소비자들은 “달짝지근하고 중독성 있다”, “아카데미상 수상 기념으로 짜파구리를 요리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심은 글로벌 시장에서 짜파구리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지난 4월에는 짜파구리를 용기면으로 개발하고 국내외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봉지라면 조리에 익숙지 않아 간편하게 짜파구리를 맛볼 수 있는 용기면 출시를 요청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획한 것”이라며 “현재 미국과 호주, 대만, 홍콩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짜파구리의 글로벌 인기와 마케팅 효과 등으로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농심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68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가량 상승했다. 영업이익 또한 101% 증가한 6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짜파게티는 그간 판매가 없었던 칠레·바레인 등까지 판로를 개척하면서 올 들어 수출국은 70여개국으로 늘었다.

미국의 한 소비자가 짜파구리 시식후기를 농심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모습. (제공=농심)
미국의 한 소비자가 짜파구리 시식후기를 농심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모습. (제공=농심)
최근 1020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 (출처=지니뮤직, 유튜브)
최근 1020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 (출처=지니뮤직, 유튜브)

농심은 짜파구리에 이어 이달 초 대표 스낵 상품인 ‘새우깡’의 광고모델로 가수 비(정지훈)를 발탁했다. 

비는 최근 ‘밈(Meme, 온라인에서 재미난 말이나 사진, 영상을 활용한 놀이문화)’ 현상으로 3년 전 발표했던 노래 ‘깡’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1020세대 젊은 층에게 다시 회자되면서 최고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유통·식품업계는 깡 신드롬이 빠르게 확산되자 저마다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데, 농심은 가장 먼저 화제의 중심인 비를 새우깡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새우깡은 1971년 출시된 이후 농심의 스낵 제품들 중 가장 많이 팔린 스테디셀러다. 지난해 국내 과자시장 소매점 기준(3분기 누계) 매출액 톱(Top)3에 들 만큼 인지도가 높다. 

깡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새우깡 모델로 가수 비를 섭외해달라고 요청하자, 농심은 짜파구리 때처럼 이번에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비를 모델로 선정했다. 특히, 비의 새우깡 모델 발탁을 계기로 내년에 50주년을 맞는 장수제품 이미지를 더욱 젊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싼 광고모델이나 인기 드라마의 PPL(간접광고)을 진행해도 화제가 되긴 쉽지 않고, 코로나19와 같은 대형 악재에서 마케팅 활동은 더욱 위축되기 마련”이라면서도 “농심은 기생충과 깡 등 최고의 화젯거리와 자연스럽게 연계돼 기업 입장에서 부담은 줄이면서도 최대 광고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기생충과 깡 등 연이은 마케팅 호재로 올 2분기 실적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평균 9~15%, 영업이익은 최대 4배 가까이 상승이 예상된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적극적인 콘텐츠 마케팅으로 시장 관심도가 지속 높아지면서, 영업실적은 상회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