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코로나19 시대 금융투자 전략-"성장성·안전성을 이정표 삼아라"
[창간특집] 코로나19 시대 금융투자 전략-"성장성·안전성을 이정표 삼아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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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주식 시장에 몰려든 개인들 금융투자 관심↑
전문가들 "IT·건강 등 포스트 코로나 이슈에 주목해야"
위험 관리형 상품·금·국채 등 장기적 안목 접근 필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국민은행)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다. 금융투자 환경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적 경제 불확실성으로 주가 그래프가 깊은 계곡을 만들자 개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에게 계곡의 깊음은 위험이 아니라 기회였다. 그러나 언젠가 계곡이 메워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몇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경계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과 건강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신성장 산업을 주시하면서, 금과 국채 등을 안전장치 삼아 지금의 짙은 안갯속을 헤쳐나가라고 조언한다.<편집자주>

◇ 위험 선호 현상과 직접 투자 열풍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을 크게 높였다고 말한다. 개인이 손을 뻗는 투자 범위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펀드'를 벗어나 확장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차입자본을 활용한 '레버리지'와 지수가 내려가야 수익을 내는 '인버스' 등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에 주목한다.

황성훈 미래에셋대우 서초WM 선임매니저는 "코로나19 이후 간접투자의 범위가 확대됐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일반적인 펀드가입이 주를 이뤘으나, 지금은 원유와 코스피 레버리지, 인버스 등과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전반에 대한 높은 관심도 얘깃거리지만,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개인들의 과감한 직접 투자다.

황 선임매니저는 "낙폭이 과대했을 때 사둔 우량주는 큰 수익이 났었다는 경험에 근거해 비대면 계좌개설과 낙폭과대 우량주 직접투자가 많이 늘어났다"며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까지 거래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한 점이 코로나19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사태 등으로 금융 상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우량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더 안전한 투자일 수 있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며 개인들의 직접 투자 열풍을 해석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을 주식 시장에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주가지수가 코로나19 사태 전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영환 신한금융투자 산본지점 부지점장은 "국내•외 주식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가격이 인지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극단적인 위험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IT)과 바이오 등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이슈로 성장성이 높아진 분야에 대한 직접 투자 관심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대철 NH투자증권 삼성동금융센터 PB2센터 부장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거대 시총기업은 물론, IT·헬스케어 부문은 코로나19 이후 계속 탄력을 받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화상 회의 증가, 온라인 상거래 확대, 온라인 교육 등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가 추천하는 금융 투자 우선순위. (자료=각 사)
주요 증권사가 추천하는 금융 투자 우선순위. (자료=각 사)

◇ 금리는 낮고 불확실성은 높아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 장세에 알맞은 투자처로 금과 같은 안정성 자산을 꼽았다. 
 
조영환 부지점장은 "금 투자는 실질적으로 저금리 시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고,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hedge•위험회피) 전략으로도 유효한 투자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성훈 선임매니저도 "금 현물 또는 금 채굴과 관련된 미국 상장기업 티커(GOLD·NEM·AEM·KGC)를 우선순위로 추천할 만하다"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무제한 양적 완화와 제로금리를 선언했기 때문에, 금 관련 투자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화폐 가치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국채도 안전자산으로 고려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 부지점장은 "글로벌 국채는 최근 미국채를 중심으로 달러 자산 확보 수요가 강화되고 있는데 따라,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팀장도 "미국채는 상대적으로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을 만하다"며 "내년 상반기경 미국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정적 투자처로 미국중기채권ETF(IEF)같은 미국채 ETF에 투자해볼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IT·헬스케어와 같은 성장 섹터도 개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투자 영역으로 분류했다.

정 팀장은 "IT 대형주는 물론, 동일한 섹터 내 4차산업과 혁신산업을 이끄는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전략이 필요하다"며 "주로 반도체, 2차전지, 5G 통신장비 등이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기술주가 모인 미국 나스닥의 우량주도 투자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채 부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나스닥 성장주도 견조한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를 추종하는 ETF 투자를 추천할 만 하다"는 의견을 냈다.

황 선임매니저도 "코로나19 이후 더욱 강해질 기업들이 가장 많이 상장돼 있는 나스닥 지수에 투자해, 그 성장의 수혜를 수익으로 얻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 나스닥 지수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등으로, 직접 해외 주식 매수가 어렵다면 국내에 상장된 ETF 등을 통해 그 성장성의 수익을 얻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금융플러스센터에서 고객들이 상담받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금융플러스센터에서 고객들이 상담받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 주목받는 코로나19 대표상품

코로나19가 금융투자 환경을 급속도로 바꿔놓자 증권사들도 이에 맞춘 투자상품을 내놓으며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비대면 기술 분야 성장성에 주목한 '키움글로벌5G차세대네트워크증권펀드'를 선보였다. 국내에 설정된 첫 5G 펀드인 이 상품은 국내를 포함해 북미와 아시아, 유럽 전역에서 5G 관련 하드웨어와 케이블, 반도체 생산업체 등에 투자한다.

세계적인 5G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장 1위 업체 자일링스 △반도체 소자 생산기업 아날로그 디바이스 △미국 통신 장비사 브로드컴 등 5G 네트워크 관련 주를 집중 편입시켰다. 여기에 통신장비를 내장해 각종 기기와 장치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업에도 투자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 펀드는 미국의 글로벌 운용사인 누버거 버먼의 리서치 자문으로 기업 찾기의 정교함을 더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ETF(상장지수펀드)에 주로 투자해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NH-Amundi QV글로벌포트폴리오'를 코로나19 시대에 맞춘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국내와 미국, 유럽의 ETF에 분산투자 하는 이 펀드 가입자는 NH투자증권에서 자산 배분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NH-Amundi자산운용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환 헷지(hedge)를 통해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월간 단위로 리밸런싱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다.

EMP펀드의 핵심은 포트폴리오 선정과 관리라 할 수 있는데, NH투자증권은 차별화된 'QV포트폴리오'를 운용 중이다. QV포트폴리오란 NH투자증권이 고객에게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 브랜드다. 펀드와 랩, ISA 일임형 등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돼, 한 번 가입으로 지속적인 리밸런싱을 따라 투자할 수 있다. 

김종설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NH-AmundiQV글로벌포트폴리오' 펀드는 다양한 글로벌 ETF에 분산투자 하면서 매월 시장 상황에 따른 리밸런싱을 통해 발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며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적어 직접 분산투자하기 어려운 고객과 연금 니즈 및 장기투자를 원하는 고객이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한 펀드"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일찌감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유진 챔피언 뉴이코노미AI 4.0주식형펀드'를 추천했다.

유진자산운용에서 지난 2018년 7월에 출시해 운용 중인 이 상품은 지난 2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 9.40%를 기록 중이다. 금융계의 알파고로 불리는 켄쇼 테크놀로지를 인수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서 제공하는 빅데이터와 디셈버앤컴퍼니의 AI 기술을 활용해 4차산업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가 활용하는 S&P MI는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와 리서치,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다. 이를 활용해 4차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을 실시간 분석하는 것이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유진자산운용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자체 퀀트 모델 및 해외 리서치를 바탕으로 검증·보완하고, 투자 종목 수를 80개 내외로 구성해 안정성을 높였다. 최근 코로나19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이베이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시트릭스 등도 투자 종목에 포함했다.

[신아일보] 홍민영 기자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