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밀입국 사건’ 초동 대응 소홀… 태안해경서장 직위해제
‘태안 밀입국 사건’ 초동 대응 소홀… 태안해경서장 직위해제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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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보트 밀입국 초동 대응 소홀. (사진=연합뉴스)
태안 보트 밀입국 초동 대응 소홀. (사진=연합뉴스)

해양경찰청이 충남 태안에서 벌어진 밀입국 보트 사건과 관련, 초동 대응에 실패한 하만식(51) 관할 태안해경서장에 대해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했다. 또 태안을 관할하는 상급 기관 책임자인 오윤용(57)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에게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5일 해양경찰청은 “최근 벌어진 중국인들의 태안 밀입국 사건과 관련해 초동 대응을 소홀하게 한 책임으로 이같이 인사조치 했다”고 밝혔다. 

해경청 신임 태안해경서장에 해양경비 등 업무 경력이 많은 윤태연(51) 서해5도 특별경비단장을 임명했다. 새 태안해경서장 업무는 오는 6일 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 4월20일부터 6월4일까지 충남 태안군 반경 15km 안에서 밀입국 보트 3척이 발견됐다. 

지난 4월18일 오후 5시께 중국인 5명이 고무보트를 타고 산둥성 웨이하이항을 출발해 이튿날인 19일 오전 10시 태안 일리포 해안에 도착했다. 

같은 달 20일 오후 9시께는 또 다른 중국인 8명이 웨이하이항에서 1.5t급 레저 보트를 타고 21일 오전 11시23분께 태안의항 방파제 갯바위에 도착했다. 한 달 새 중국인 13명이 이런 경로로 한국에 온 것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전문적인 중국 밀입국 조직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나 사건의 심각성은 더해졌다. 이들 중 일부는 과거 한국에서 체류했다가 불법체류 등의 이유로 강제 퇴거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중국에서 생활고로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들이 부당한 목적으로 은밀하게 한국에 들어왔지만 군, 관할인 태안해앙경찰서는 밀입국자 이송 보트를 레저 보트로 취급해 초동 대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안 레이더 등 군 당국 감시 장비에 13차례나 포착됐지만 낚싯배 등 레저용 보트로 오인해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해양 경계는 군이 맡고 해경은 군 정보를 토대로 감시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군이 해상 경계를 맡고 있긴 하나 해경 역시 업무를 공조하고 있는 만큼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에 해경청은 이번 인사조치를 하게 된 모습이다. 

해경청은 팀장 1명을 포함한 6명으로 구성된 감찰부서를 만들어 사건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업무를 처리한 관련자가 또 나오면 엄중히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