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병석·김상희 각 의장·부의장 선출… 8일 원구성 주목
더불어민주당은 5일 21대 국회 개원 강행 후 6선 박병석 의원과 4선 김상희 의원을 각각 국회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미래통합당은 임시국회에 참석했지만, 의장단 선출에 앞서 민주당의 '단독 개원'에 대한 항의를 표하며 퇴장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임시국회를 열고 의장 선출을 실시했다. 국회법상 무기명 투표로 선출해야 하지만, 관행상 여당 몫인 의장 후보에는 앞서 박 의원이 추대된 바 있다. 박 의원은 재적 의원 193명 중 191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첫 본회의는 출석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 직무를 대행해 사회를 봐야 하지만, 박 의원이 의장 후보로 추대된 상황이어서 다음 다선인 5선 의원 중 연장자 김진표 의원이 사회를 봤다.
의장 당선 후 사회권을 넘겨받은 박 의원은 웃음을 감추지 않으며 "아쉬움 속에 출발한 21대 국회이지만 국민의 국회, 신뢰받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인사했다. 박 의장은 이후 여당을 향해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4대 입법을 추진하다가 좌절한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야당을 향해선 '군주민수'를 거론하며 "국민은 정치인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며 "21대 국회는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단호히 결별하고 국회 바로 세워야 한다"고 부각했다. 이어 정치권에는 '소통'을 주문했다.
박 의장은 곧바로 부의장 선출에 나섰고, 김상희 의원은 재석 의원 188명 중 찬성표 185개를 받으며 헌정 사상 최초 여성 부의장에 올랐다. 김 부의장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고 성 평등 사회를 앞당기는데 기여하는 최초 여성 부의장으로 역사에 기록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 자라는 세대에게 또 하나의 여성 롤모델(이상향)을 보여주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김 부의장 역시 여야의 적극적 소통을 당부했다.
박 의장과 민주당은 이날 의장단 선출 전 통합당의 집단 퇴장으로 야당 몫 부의장은 선출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없이 개원을 강행하면서 여야는 일제히 정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 공당의 단독 개원은 지난 1967년 부정선거 논란으로 신민당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민주공화당이 강제 실시한 것 이후 처음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의장단 선출에 앞서 의사발언을 통해 "저희는 여야가 개원하는 첫 날 합의로 국민 보기 좋게 의장단 선출하고 원 구성하길 바랐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첫 걸음을 하게 돼 매우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최초 임시회는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한다'는 국회법 5조에 대해 "훈시조항으로서 지키면 좋지만, 반드시 지켜야할 조항 아니다"라며 "20차례 개원 국회가 있음에도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법에 정해진 것이니까 본회의를 열겠다고 하는데, 성립할 수 없는 날"이라며 "강행규정이라면 무엇 때문에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내고 합의를 하느냐"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오늘 임시 의장이 본회의를 열었지만, 본회의를 열 권한은 의장에게 있고,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지금은 의장이 없다"며 "국회는 합의로 운영되는 기관인데 여당이 의석수가 많다고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국회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민주당이) 177석이니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면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협치와 상생으로 국가적 과제를 처리해 달라는 요구에 어긋난다"며 "177석을 내세우지만, 국민의 42%는 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는 전적으로 민주당에 있다"며 "저희는 상생·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