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차관보 “방위비 분담, 한국 유연성 가져야” 재차 압박
미 부차관보 “방위비 분담, 한국 유연성 가져야” 재차 압박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0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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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무급휴직 종료.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주한미군 무급휴직 종료.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과 관련해 “미국은 유연성을 보여줬다. 한국도 유연해 져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을 수용하라의 취지의 발언을 재차 언급했다.

또 최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군 장비를 반입한 것에 대해서는 “일부 매체가 보도한 성능의 중요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5일 연합뉴스는 4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내퍼 부차관보가 “최근 SMA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은 올해 SMA 체결을 두고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7차례 걸쳐 분담금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나 타결하지 못했다. 

미국은 애초 한국이 올해 낼 방위비 분담금으로 현 수준의 5배인 50억 달러를 요구하다 최근 현 수준의 50% 인상안인 13억달러로 낮췄다. 한국은 13% 인상안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상태

다. 

이에 양측은 계속된 이견으로 협상의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고 미국은 의견 관철을 위해 지난 4월1일부터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일부를 무급휴직 처리하는 등 강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퍼 부차관보는 지난 5월20일 미국이 13억달로로 인상액을 낮춘 것을 언급하며 “우리가 유연성을 보인 만큼 한국도 유연성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고 이날 또다시 ‘한국의 유연성’을 언급하며 재차 미국이 내놓은 분담금안 수용을 압박했다. 

내퍼 부차관보의 ‘한국의 유연성’ 발언은 미국이 최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상태를 해제한다는 방침에 근거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지난 2일 한국인 근로자의 대규모 무급휴직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인건비를 한국이 우선 지급한다는 정부의 방안을 수용했다.

미국이 또 한 번 성의를 보인 만큼 한국도 이에 응하는 제스처, 즉 미국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안을 받아들인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국의 유연성’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내퍼 부차관보는 “궁극적으로 SMA는 필요할 경우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고 방어하기 위해 우리 동맹이 유능하고 준비돼 있다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무급휴직 상태에서 우리는 이것이 준비태세와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급휴직 상태 해소가 SMA를 매듭지을 필요성을 없애진 않는다”며 “우리는 매우 유연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한국 정부가 같은 유연성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그는 성주 사드 기지의 군 장비 반입과 관련, 사드 시스템을 패트리엇(PAC-3) 체계와 합치려는 노력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성능의 중요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다”며 일축했다. 

컴퓨터가 가끔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단지 기기 업그레이드일 뿐 보도와 같은 성능의 중요한 업그레이드는 아니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면서 사드는 중국이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려는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