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롯데냐 신세계냐…온라인서 불붙은 '포스트 코로나' 경쟁
[창간특집] 롯데냐 신세계냐…온라인서 불붙은 '포스트 코로나' 경쟁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6.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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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각각 낙점한 '롯데ON'과 'SSG닷컴' 대결구도
롯데, 7개 유통계열 온라인 역량 결집…온·오프라인 회원 통합 혜택 강화 집중
신세계, 배송서비스 확대 노력…해외 명품·패션잡화 등 콘텐츠 경쟁우위 강화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완전한 대세가 된 가운데,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그간 유통사업의 명성을 온라인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롯데ON'과 'SSG닷컴'으로 승부수를 띄웠다.(이미지=신아일보)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완전한 대세가 된 가운데,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그간 유통사업의 명성을 온라인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롯데ON'과 'SSG닷컴'으로 승부수를 띄웠다.(이미지=신아일보)

오프라인 기반 유통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를 대비하기 위해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유통산업을 이끄는 양대 축인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양사는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해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는 동시에, 그간 누려왔던 명성을 온라인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ON(온)’을, 신세계는 ‘SSG(쓱)닷컴’을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와 신세계 모두 소비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 제고에 방점을 찍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승기를 잡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한편, 소비시장의 무게 중심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모바일로 쏠린 가운데, 언택트(untact·비대면)는 트렌드로 한층 더 자리 잡았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를 발표하고, 올해 1분기 인터넷 쇼핑에 사용된 카드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홈쇼핑 매출액은 같은 기간 19% 늘어난 반면, 백화점·대형마트에서의 이용 건수는 각각 23%와 17%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의 의지,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롯데ON’

롯데는 그룹의 유통사업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쇼핑 플랫폼 ‘롯데ON’을 지난 4월28일 론칭했다. 롯데ON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유통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꾀하겠단 의지에서 시작됐으며, 실제 신동빈 회장이 롯데ON 론칭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ON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등 그룹 내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역량을 집중한 플랫폼이다.

롯데ON은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명의 데이터 분석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 제공 △롯데 유통사의 상품을 포함한 총 2000만개에 달하는 상품 취급 △전국 1만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옴니채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는 롯데ON을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3년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정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는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8월,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 운영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본부를 설립하고 롯데만의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추진해 왔다. 

롯데만의 O4O는 전국 1만5000여개의 매장이 온라인 플랫폼과 긴밀히 연계된다는 의미로,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서비스를 연동·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는 3900만명의 데이터와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 등을 활용한 개인 맞춤 솔루션 '롯데ON'을 앞세웠다.(사진=롯데쇼핑)
롯데는 3900만명의 데이터와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 등을 활용한 개인 맞춤 솔루션 '롯데ON'을 앞세웠다.(사진=롯데쇼핑)

롯데는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점포의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가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이벤트 정보 등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는 소비자 1명을 위한 쇼핑 플랫폼을 만드는 ‘개인 맞춤 솔루션’이 회사가 추구하는 전략이자 롯데ON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또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와 롯데백화점 ‘바로배송’, 롯데슈퍼 프레시센터 ‘새벽배송’, 그룹 내 7000여개 매장 ‘스마트픽’ 등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활용한 적시배송도 선보이고 있다.

롯데는 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L.pay)’를 롯데ON에 탑재했다. 때문에 별도의 엘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엘포인트(L.POINT)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전국 1만5000여개 롯데 오프라인 매장을 비롯해 최대 50만개(엘포인트 가맹점 기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엘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롯데는 롯데ON에 여러 판매자들이 입점해 판매할 수 있는 e마켓플레이스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본인이 판매하고 싶은 상품을 등록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평가에 따라 노출순위가 조정되는 것이 차별점이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온·오프라인 회원을 통합하고 롯데ON을 많이 이용할수록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한단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오프라인 1등으로서 구축해온 우리만의 강점을 롯데ON에 담았다. 이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선견지명, 비상 꿈꾸는 ‘SSG닷컴’

신세계는 2019년 3월1일, 그룹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공식 출범했다. 또 기존의 백화점 온라인몰인 ‘신세계몰’과 마트 온라인몰인 ‘이마트몰’을 통합한 온라인몰 ‘쓱닷컴’을 선보였다.

쓱닷컴은 정용진 부회장이 유통사업의 미래가 e커머스에 있다고 내다보고 △대규모 투자 유치 △온라인 전용센터 설립 등 배송 기능 강화 △다양한 상품·콘텐츠 확보 △편리한 쇼핑 환경 제공을 위한 IT(정보통신기술) 역량 강화 등 고삐를 당긴 결과물이다.

신세계는 특히 쓱닷컴을 위한 온라인 전용센터를 구축하는 등 쓱닷컴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서비스 강화에 집중해 왔다. 신세계는 기존 보정(NE.O 001)과 김포(NE.O 002) 온라인센터를 통해 지난해 6월 새벽배송을 도입·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김포 지역에 온라인센터(NE.O 003, 네오003)를 오픈했다.

네오003은 입고된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전통적 의미의 물류센터 개념에서 벗어나 상품도 직접 생산하는 온라인스토어다. 신세계는 빠른 배송과 콜드체인 등 물류의 기본은 물론, 네오003에 신설한 베이킹센터를 통해 빵을 직접 제조·판매하는 등 ‘극(極)신선’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는 3곳의 온라인센터를 통해 하루 최대 배송량을 네오003 3만5000건을 비롯해 총 13만건까지 끌어올렸다. 새벽배송 물량도 서비스 도입 첫 달 서울 일부 지역 3000건에서 올해 6월초 기준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서 2만건으로 늘렸다. 

신세계 'SSG닷컴'의 최대 강점은 3곳의 전용 물류센터를 활용한 배송서비스로, 신세계는 배송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단 방침이다.(사진=에스에스지닷컴)
신세계 'SSG닷컴'의 최대 강점은 3곳의 전용 물류센터를 활용한 배송서비스로, 신세계는 배송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단 방침이다.(사진=에스에스지닷컴)

신세계는 또 전국 유명 패션 전문관 오픈과 해외 단독 브랜드 론칭, 온라인 구매 전용 상품 출시 등을 비롯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까사미아, 시코르 등 오프라인 채널 입점까지 쓱닷컴만의 상품·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외에도 현대카드와 손잡고 신세계포인트 혜택에 쓱배송 무료 이용과 상품할인 등이 가능한 전용카드 ‘SSG.COM카드’도 선보였다.

그 결과, 쓱닷컴의 연간 거래액은 2018년 2조4000억원에서 2019년 2조8732억원으로 증가했다. 쓱닷컴의 올해 목표 거래액은 3조6000억원(1분기 9170억원 달성)이다.

이런 가운데, 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쓱)페이’ 운영권은 신세계아이앤씨에서 쓱닷컴으로 넘어갔다. 쓱닷컴은 온·오프라인 결제 데이터 등을 결합해 소비자 맞춤형·개인화 마케팅에 활용, 차별화에 나선단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번 쓱페이 사업 통합 운영이 쓱닷컴의 플랫폼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자동화 물류센터인 온라인 스토어 네오를 기반으로 극신선 콘셉트의 신선식품 적시 배송을 지속 강화하겠다”며 “해외 단독 브랜드 지속 입점 추진으로 명품·패션잡화 등 독보적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