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텐안먼 민주화 시위’ 31주년 촛불집회…당국 코로나로 불허
홍콩 ‘텐안먼 민주화 시위’ 31주년 촛불집회…당국 코로나로 불허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6.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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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련회, 10만 개 촛불 배포…당국 3천여 명 경찰 배치·물대포 동원
리척얀“홍콩인의 저항 의지가 이어지는 한 추모 집회는 계속될 것”
홍콩의 민주화 활동가들이 텐안먼 시위 유혈진압 31주년을 하루 앞둔 3일 저녁 라이치콕 리셉션 센터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이 자리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기리고 투옥중인 동료들에 응원을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의 민주화 활동가들이 텐안먼 시위 유혈진압 31주년을 하루 앞둔 3일 저녁 라이치콕 리셉션 센터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이 자리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기리고 투옥중인 동료들에 응원을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의 텐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집회가 올해는 홍콩 경찰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이유로 불허됐다. 

그러나 홍콩은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텐안먼 시위 관련 추모 집회를 열어 오던 곳으로 집회 주최 측은 홍콩 전역에서 촛불을 들어 홍콩 시민의 저항 의지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4일 중국의 6·4 ‘텐안먼 민주화 시위’가 31주년을 맞은 가운데 홍콩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올해는 집회를 불허했다고 연합뉴스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89년 6월4일 중국 텐안문 광장에서는 중국의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과 대학생들이 운집해 평화적 시위를 벌였지만 중국 정부는 탱크와 장갑차까지 동원해 이들을 유혈 진압했다. 

이에 홍콩에서는 지난 1990년부터 매년 6월4일이면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텐안먼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해마다 개최했다. 지난해 추모 집회 현장에는 무려 18만여 명이 운집하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집회 불허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온라인 추모 집회(주제:진실, 삶, 자유 그리고 저항)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또 4일 저녁 8시에는 홍콩 시내에서 촛불 행사(촛불 켜기)를 펼칠 계획이다.  

지련회는 홍콩 시내 곳곳에 100개의 부스를 마련해 10만 개의 촛불을 배포할 계획이다. 또1989년에 ‘톈안먼 시위’가 발생했다는 점을 기념하기 위해 4일 저녁 8시9분에는 1분 동안 시위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올린다.

특히 반중 성향 신문으로 알려진 ‘빈과일보’의 운영자 지미 라이 등은 홍콩 경찰의 집회 불허방침에도 빅토리아 공원에서 촛불 집회를 개최하자고 주장해 일각에서는 1만여 명의 시민들이 공원으로 운집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련회 회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1.5m 간격을 유지하고 8명 이하로 모여 촛불을 들 계획이다.  

리척얀은(지련회 주석) “텐안먼 시위 후 지난 30년 동안 이어져 온 추모 집회를 코로나19를 핑계로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탄압'이다. 홍콩인의 저항 의지가 이어지는 한 추모 집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