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단계서 무더기 감염… '관악 리치웨이' 최소 13명 확진
이번엔 다단계서 무더기 감염… '관악 리치웨이' 최소 13명 확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6.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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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받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받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 이태원 클럽,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인천 미추홀구 개척교회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 관악구 다단계 업체다. 다단계식 건강용품업체 ‘리치웨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집단감염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단계 판매는 무점포 판매의 한 형태다. 최초 판매자가 최종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기까지 단계적으로 판매원을 동원해 단계별로 이윤을 내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여러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뭉텅이로 제공함에 따라 다단계 판매에는 주로 노인이 참석하곤 한다. 이번에 확진자가 나온 ‘리치웨이’에서도 참석자 다수가 노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 면역에 취약한 노인이 다단계 업체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이번 상황이 노인 위주 집단감염으로 번질지 우려를 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지난달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6월 들어 또 서울에서 무더기 확진이 나옴에 따라 수도권 중심의 집단감염 사태가 전국으로까지 확산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와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일 이후 이날 오후 1시까지 나온 확진자는 최소 13명이다. 

이 업체는 관악구 조원동의 매장에서 ‘판매원 교육’과 ‘세미나’ 등 명목으로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행사 참석자 대부분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인 노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와 관련한 첫 확진자는 지난 2일 서울 구로구 수궁동에서 나왔다. 72세 남성인 A씨는 지난 1일 사무실에서 힘을 잃고 쓰러져 영등포구 강남성심병원으로 이송된 후 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인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보라매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A씨가 지난 1일 오전 방문한 구로구 소재 내과의원의 간호사 2명은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에는 서울 용산구 효창동 거주 65세 여성, 강남구 거주 56세 여성, 경기도 군포 거주 73세 남성, 경기 안산 거주 83세 남성, 

 등이 확진됐다. 83세 남성은 지난달 29일 ‘리치웨이’를 방문했고 그다음 날부터 두통과 인후통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서울 용산구 거주 69세 남성, 강서구 거주 74세 남성, 영등포 거주 48세 여성, 경기도 수원 거주 59세 여성, 안양 거주 64세 남성, 안양 거주 83세 여성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서구 거주 74세 남성은 지난 1일 ‘리치웨이’ 홍보관을 방문하면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 안양 거주 83세 여성도 지난달 30일 ‘리치웨이’를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첫 확진자인 A씨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도 있었다. 경기 수원 거주 80대 남성이 A씨와 접촉한 후 이날 확진돼 현재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입원했고, A씨와 접촉 후 지난달 31일부터 발열, 인후통,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난 경기 안산 거주 57세 여성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됐다. 

시, 방역당국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 사이 이 업체를 방문한 참석자는 직원 1명, 노인 188명 등 199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확진될 수 있는 대상이 200여명에 달하지만 아직 ‘리치웨이’ 첫 확진자인 A의 정확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으면서 바이러스 차단에 애를 먹고 있다. 

다만 이 업체가 지난달 23일과 30일 판매원 교육과 세미나를 개최한 것을 볼 때 이 행사 진행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보통 다단계 업체는 물건을 팔 때 노인들을 모아두고 제품 소개와 함께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더해 판매 분위기를 돋운다. 또 이런 특별행사가 진행되는 날에는 노인들이 지인을 데려와 평소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이기도 한다. 따라서 이 행사 때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면 노인 위주의 집단감염 사태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은 다단계발 집단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최초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방역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