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난항…체불임금 갈등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난항…체불임금 갈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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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 갖고 노력해야"
재정 바닥나고 사재출연 힘들어 M&A 장기화 전망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고 체불임금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체불임금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이스타항공의 해결 노력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양사는 이달 안에 인수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인수 시점을 장담할 수 없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에 “근로자 고용안정과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양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전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체불임금과 관련해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지금까지 체불임금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인해 지난 2월 직원 임금의 40%만 지급했으며, 3월부터는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된 체불임금은 240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을 연기하면서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언급한 선행조건은 태국과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와 체불임금 해소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노동조합은 “사측은 최근 직원들에게 지금까지 누적된 체불임금 중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만 주고, 나머지 임금을 모두 포기할 것을 종용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은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에 노동관계법 위반사항 시정지시를 내렸다. 이는 이스타항공이 근로자들에게 체불한 임금을 지급하라는 지시다.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이 시정지시한 체불임금은 앞서 진정서를 제출한 조종사 150명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체불임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이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이스타항공은 현재 재정이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의 사재출연도 힘들기 때문에 체불임금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항공업계는 해외 기업결합심사의 경우 무난하게 승인을 얻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체불임금에 대한 갈등은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아 인수 시점이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결합심사는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 나와 봐야 알 것”이라며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만, 제주항공으로선 답답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