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배터리업체 합작법인 속도…공급 부족 대비
車-배터리업체 합작법인 속도…공급 부족 대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4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르면 내년 물량 부족 대란 발생 전망
안정적 공급 위해 글로벌 업계 간 맞손
소재 업계도 합작해 공급망 구축 나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자동차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예상 시점이 1∼2년 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는 배터리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윈-윈(Win-Win)’ 전략을 꾀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업계와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는 앞으로 1∼2년 뒤 물량 부족 사태를 겪으며 ‘배터리 대란’이 발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배터리 공급 부족 시점을 오는 2024년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완성차업체의 공격적인 투자를 고려하면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가 3년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영국 자동차업체 재규어는 올해 2월 LG화학의 배터리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일시 가동중단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중국 배터리업체의 경우 오는 2022년 정부 보조금이 없어지면 투자 계획이 무산되거나 축소될 가능성도 큰 상황이어서 앞으로 공급 물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히, 관련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업체 중 유럽, 미국 지역 유력 완성차업체가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맞출 수 없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업체와 배터리업체는 합작법인 설립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수급이 가능하다. 관련업계에서는 전기차 생산량은 늘어가지만, 배터리 공장 증설 속도가 뒤따르지 못해 완성차업체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업체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신규 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다.

국내 1위 배터리업체인 LG화학은 최근 1년 동안 중국 지리(Geely, 吉利)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잇따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GM과 합작공장은 지난 4월 착공해 건설 중이며, 지리차와 함께 건설하는 공장은 부지를 선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3위 전기차업체인 중국의 베이징자동차와 합작공장을 추진해 지난해 말 준공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국내 배터리 3사 중 합작법인을 세울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주요 자동차업체도 배터리업체와 합작 투자에 나섰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은 지난달 중국 4위 배터리업체인 궈쉬안 하이테크의 지분 26.5%를 인수한다고 밝혔으며, 스웨덴 배터리업체 노스볼트AB의 합작법인 ‘노스볼트 즈웨이’ 공장 건물과 기반시설 구축에 4억5000만유로(약 5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다른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도 중국 배터리업체 파라시스와 배터리 합작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합작법인 설립은 배터리 소재 업계에서도 추세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대비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다.

LG화학은 연내 착공 예정인 구미 양극재 공장을 중국 업체와 합작해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재료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앞서 LG화학은 이미 지난 2018년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사를 설립해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도 지난 2월 에코프로비엠과 양극재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