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던져졌다" 21대 국회 개원 D-2… 정쟁 준비 갖추는 여야
"주사위 던져졌다" 21대 국회 개원 D-2… 정쟁 준비 갖추는 여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6.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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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연일 통합당 압박… "국회 문 열리면 개혁 발걸음 못멈춰"
김종인, 당결속·정책마련 속도… 문 대통령 개원연설도 관심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코로나19, 2차 대유행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코로나19, 2차 대유행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가 정쟁 준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강행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에 이어 다음주 원 구성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수적 열세인 미래통합당은 국민 공감 정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범여권 188명 서명으로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오는 5일 국회 문이 열리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아무리 아우성을 친다하더라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은 잠시도 멈출 수 없다"고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달라졌듯이, 21대 국회는 과거와 분명히 달라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청산하는 정치 대혁신의 역사적 대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부각했다. 이어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춰 세우고 법은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3차 추가경정예산을 우선 처리해 일자리를 지키고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일하는 국회법'을 민주당 당론 1호 법안으로 통과시키겠다는 뜻을 밝히며 통합당의 개원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여권은 국회 개원을 위해 통합당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에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정부가 편성한 35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경을 거론하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원 연설을 하려고 문장을 지금 열심히 다듬고 계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통합당을 향해 원 구성과 개원을 촉구한 것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모임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모임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통합당은 정책 마련과 당 쇄신 '투 트랙(이중체제)'으로 정쟁을 대비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같은 날 초선 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통합당에 와서 지향하는 바는 다른 게 아니다. 실질적인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해내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켜야 하는지가 정치의 기본 목표"라고 밝혔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공식화하겠다는 뜻으로, 경제 정책 선제적 마련으로 민심 다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최근 정책 구상을 소개하는 동시에 당 재건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역 인사와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다만 원 구성에 대해선 야당 몫 예결위·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뺏길 위기에 처하자 주호영 원내대표가 연일 '합의 후 개원'을 외치고 있지만, 거대 집권당을 막을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정쟁 국면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임시회를 보이콧(불참)하더라도 103석으로 177석을 뚫을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다.

통합당 반대를 무릅쓰고 민주당이 임시회를 강행할 경우 총선 이후 첫 임시회 집회일을 규정한 지난 1994년 국회법 개정 이후 사상 첫 단독 개원이 될 전망이다. 국회법 14조에 따르면 의장단 선출 전까지 사무총장이 임시회 집회 공고에 관해 의장 직무를 대행하게 돼 있다. 유인태 사무총장 주도 하에 운영이 가능하다.

이어 국회법 18조는 의장단 선거 때 출석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의장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한다. 이번 국회 최다선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로 추대된 6선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다. 그러나 '셀프(스스로) 선출'을 피하기 위해 다음 최다선 의원 중 연장자인 같은 당 5선 김진표 의원이 사회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의장과 부의장은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로 선출한다. 민주당 의석을 고려하면 박 의원 의장 당선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민주당 몫 부의장 후보 김상희 의원까지도 선출할 수 있다. 다만 통합당 몫 부의장 후보 정진석 의원에 대한 표결까지 진행할진 미지수다.

또 단독 개원이 될 경우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