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 23조원대 LNG선 수주 '잭팟'
국내 조선 '빅3' 23조원대 LNG선 수주 '잭팟'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02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척 이상 계약…단일 규모론 사상 최대
클락슨, 1척당 가격 약 2280억원 추정
"다른 선사 발주계획 긍정적 영향 줄 것"
지난 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합의각서(MOA) 서명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합의각서(MOA) 서명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조선업계는 카타르 23조원이 넘는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수주로 잭팟을 터뜨렸다. 조선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수주가 다른 선주들의 추가 발주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1일 카타르의 대규모 LNG선 프로젝트 수주했다.

QP와 조선 3사는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대 100척 이상을 계약했다. 단일 계약으론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QP는 “세계 LNG선 건조량의 60% 이상을 선점했고, 앞으로 7∼8년간 LNG선 100척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정식 발주가 아닌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Deed of Agreement)를 체결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건조 사업에서는 건조 공간인 슬롯을 우선 확보한 뒤 정식 발주를 진행한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말부터 오는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t)에서 오는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카타르의 LNG 증산은 대규모 LNG선 발주로 이어졌다.

조선사 세 곳은 업체당 몇 척씩 나눠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정식계약이 이뤄지면 1년 치 수주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수치를 총 103척과 1척당 가격 1억8600만달러(약 2280억원)로 추정했다. 다만, 실제 수주 규모는 이보다 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QP의 LNG 프로젝트는 대규모 LNG선 건조를 검토 중인 다른 선사들의 발주 계획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당초 카타르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사드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는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카타르 프로젝트 추진 정상화의 신호탄은 지난 4월 중국에서 나타났다. QP는 중국선박공업(CSSC)과 LNG선 건조공간 확보 계약을 맺었다.

카타르 프로젝트의 첫 계약을 중국이 가져가면서 한국 조선업계 입지가 좁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중국은 16척을 수주한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