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폭력시위에 '군 동원' 카드… "무법사태 끝낼 것"
트럼프, 폭력시위에 '군 동원' 카드… "무법사태 끝낼 것"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6.0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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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거부시 직접 배치" 강경론… "이건 테러" 비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에 들러 성경을 들고 사진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뒤 바로 백악관 안으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에 들러 성경을 들고 사진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뒤 바로 백악관 안으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와 관련해 군대 등을 동원해 진압하겠다는 강경론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평화로운 시위대의 의로운 외침이 성난 폭도에 의해 잠겨버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 전역에 확산한 폭동과 무법사태를 끝내려고 한다"면서 "폭동과 약탈을 단속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워싱턴DC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주지사들이 주 방위군을 배치해 거리를 지배하라고 촉구해야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직접 군대를 배치해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한 것으로 분석됐다. 폭동 진압법은 대통령이 직권으로 주에 군대를 배치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29개 주지사가 7만명의 주방위군를 대기시켜 놨지만 실제 대부분 주에서는 200명 미만을 배치했다"면서 "우리는 전투 공간에서 지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폭력 시위대를 향해 "이런 행동은 평화적 집회가 아니다. 이는 테러행위"라면서 "테러를 조직한 자들은 중범죄 처벌과 감옥에서 긴 형량에 직면할 것임을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며칠간 우리나라는 무정부주의자, 폭도, 방화범, 약탈범, 범죄자, 안티파들에 의해 붙잡혀 있었다"면서 "무고한 생명을 파괴하고 무고한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자 신에 대한 죄악"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별도 문답 없이 야외 회견장인 '로즈가든'에서 퇴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사망사건 발생 직후에는 애도의 뜻을 표시하며 관련자 조치 등에 나섰다가, 시위가 폭력적 성향을 띠자 연일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