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생존자 절반이상 1년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겪어” 
메르스 생존자 절반이상 1년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겪어”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6.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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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낙인 후유증…코로나19 완치자 정신건강 관리 필요
메르스 생존자의 절반이상에서 1년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조사됏다. (사진=아이클릭 아트)
메르스 생존자의 절반이상에서 1년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아이클릭 아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생존자 절반 이상에서 치료 1년 후에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자 낙인 후유증, 불안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정신건강 또한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1일 국립 중앙의료원(이소희·신형식), 서울대학교 병원(박혜윤·박완범), 서울의료원(이해우), 단국대학교 병원(이정재), 충남학교 병원(김정란) 연구팀은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 확진 후 생존한 148명 가운데 63명의 정신건강 문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당시 완치자 63명 가운데 54%(34명)는 치료 1년 후에도 정신건강 문제를 겪었다. 

42.9%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27%는 ‘우울증’을 겪었다. 22.2%에서는 중중도 이상의 자살사고를 지녔으며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28%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이들이 이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원인으로 △전염병 감염 당시 감염자라는 사회적 낙인 △감염 당시에 겪은 불안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높게 인지될수록, 감염 당시 불안감이 높을수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도가 높아졌다. 또 감염질환으로 가족이 사망했을 때는 ‘우울증’ 위험도가 상승했다. 특히 과거 정신과적 치료 이력이 있을 경우에는 두 위험도가 모두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메르스) 감염의 심각도가 치료 후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봤다. 

감염의 중증도보다 감염자 낙인이나 불안, 가족을 잃은 슬픔 등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감염 질환을 어떻게 체득하고 인지하는지의 여부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공공의료’ 최신호에 게재됐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