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개학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불안감 증가’
3차 개학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불안감 증가’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5.3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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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공공시설 한시적 운영 중단.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공공시설 한시적 운영 중단. (사진=연합뉴스)

초·중·고등학교 3차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바이러스가 교내에 퍼져 집단감염 사태로까지 번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이런 우려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도권 시설물 관리 및 방역에 보다 철저를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경기, 서울, 인천 등으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물류센터발 확진자는 최초 확진자 발생 일주일 만에 100명을 넘어섰고 이로 인한 하루 전국 신규 확진자 발생 수는 40~70명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런 심상치 않은 상황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다음 달 3일과 8일 예정된 3, 4차 초·중·고 등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계속해 등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원칙대로 등교를 진행하고 철저한 방역 하에 관리에 나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31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다음 달 3일 초등 3·4학년·중2·고1이 등교한다. 대상 인원은 총 178만명에 이른다. 오는 8일에는 초등 5·6학년·중1 등이 등교하고, 이후부터는 지난 20일 첫 등교를 시작한 고3은 물론 전 학년이 등교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수백만 명이 등교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등교를 연기하는 학교가 있고, 자가격리 중이거나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생도 있어 실제 등교하는 인원은 이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등교하지 않는 일부 학생을 제외하더라도 약 일주일 후부터는 수백만 명의 학생이 등교할 예정이다. 3, 4차 개학에 이어 전학년 등교가 임박해 오고 있는 시점에서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나오자 교육계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부천 쿠팡물류센터 첫 확진자는 지난 23일 나왔다. 24일~26일 국내 하루 신규 확진자 발생 수는 10명, 20명대로 나왔으나 27일에는 40명, 28일에는 79명, 29일에는 58명이 나오는 등 그 수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30일에도 3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이날도 30명에 가까운 27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다.

쿠팡물류센터발 영향으로 그간 잠잠했던 신규 확진자 수가 큰 진동을 보인 것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도 그렇지만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즘이면 꼭 한 번씩 밀집 시설에서 무더기 확진이 나와 애를 먹는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또 이번 쿠팡물류센터발 확진자 대부분이 인구밀도가 높고 의료기관 및 상업시설이 모여있는 수도권에서 나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에는 2600만명이 밀집해 있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지 예측불허로 그 위험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만약 수도권 어느 한 학교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터진다면 그 피해는 지방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확진자 중 상당수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확진자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의 위험도가 크다는 것을 인지한 데 따라 앞서 수도권에 한해 다음 달 14일까지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교육당국 역시 정부와 생각을 같이하며 방역에 더욱 철저를 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당국이 등교 중지 조치를 내리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현 고시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이 최선책이 될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수도권 집단감염은 자칫 대규모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다방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학교뿐 아니라 모든 시설기관에서 생활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생활방역 지침 중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 관리자를 두고 방역을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현장에서 잘 실행되지 않아 결국 쿠팡물류센터발 확진 사례를 낳았고 이것이 교내 집단감염 우려로까지 이어진 만큼 다시금 방역 수칙의 중요성을 권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유흥시설과 콜센터, 물류센터처럼 밀폐도가 높은 감염 고위험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바이러스 교내 유입을 애초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앞으로 2주가 수도권 감염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차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4000여개 물류시설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방역수칙 소홀하기 쉬운 곳의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차분하게 수칙을 지키고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 등 생활 속 거리두기를 일상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