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美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5.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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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 발사… NASA 비행사 2명 탑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믿을 수 없다, 자랑스럽다"
미국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첫 민간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0)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30일 오후 3시22분(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발사했다고 연합뉴스가 31일 AP 통신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땅에서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9년 만이다. 또 ‘스페이스X’는 미국에서 민간 유인 우주선을 첫 발사하며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선도하게 됐다. 

이날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큰 소리를 내며 케네디 우주센터의 39A 발사대를 벗어나 우주로 날아갔다.

‘크루 드래건’은 스페이스X의 화물 우주선을 유인 우주선으로 개조한 것으로 최대 수용인원은 7명이다. 다만 이번 발사에는 우주비행사 2명만 탑승했다.

특히 39A 발사대는 지난 1969년 인류 최초 달 착륙 성공 신화를 쓴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발사한 역사적인 장소다. 

크루 드래건에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우주선 발사, 귀환 담당), 로버트 벤켄(49·도킹 담당)이 탑승했다. 둘은 SANA의 우주왕복선 비행 경력을 갖춘 일등 비행사로 알려졌다. 

특히 헐리는 2011년 7월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인 ‘애틀랜티스호’에 탑승했던 비행사로 민간 우주탐사의 개막을 알리는 이번 ‘크루 드래건’의 첫 유인 비행도 담당하게 돼 해당 분야 베테랑임을 입증하게 됐다. 

이들 두 사람은 19시간 후(31일 오후 11시30분쯤(한국시간)) 400km 상공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하게 된다. 이들이 ISS 안착에 성공한다면 1달~4달까지 그 곳에 머물며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륙 직전 통제센터는 두 우주인들에게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한다”라며 “멋진 비행을 하고 우리 멋진 행성의 모습을 즐기길”이라며 인사를 했다.

이에 우주선에서는 “미국을 다시 우주선 발사 사업에 투입하는 훌륭한 시도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궤도에 들어서면 다시 대화하겠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AP에 따르면 ‘크루 드래건’은 앞서 발사됐던 유인 우주선과 달리 조작 버튼이 아닌 터치스크린으로 작동된다. 또 탑승 비행사들은 ‘크루 드래건’ 좌석에 맞도록 날렵하고 가벼운 맞춤 우주복을 착용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유인 우주선 발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어려움에 처한 미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 기술력을 알리며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2011년 미국은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탑승시켜 우주로 보내왔다. 

NASA는 “이번 발사의 가장 큰 의미는 미국의 우주인을 미국 로켓에 탑승시켜 미국 땅에서 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NASA 국장)은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봐라, 미래는 현재보다 밝다고 말할 수 있게됐다”면서 “오늘의 발사가 세계에 영감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아 첫 민간 우주선 발사 장면을 직접 참관한 후 “믿을 수 없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한편, 앞서 발사된 유인 우주선들은 모두 정부가 기업에 주문을 의뢰해 제작이 이뤄진 반면 ‘크루 드래건’은 인류가 만든 9번째 유인 우주선이면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으로 기록됐다. 

때문에 미국으로선 9년 만에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미국에서 만든 ‘미국산’ 우주선에 탑승시켜 미국 땅에서 발사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유인 우주선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세나라 뿐이다. 

미국의 대표 언론인 뉴욕타임스는 “코로나 사태와 경제적 불확실성 및 정치 갈등으로 미국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과학기술 혁신과 성취감 그리고 향수를 자극하는 순간”이라고 이번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