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위기…'금융 노사' 화합할 때
[기자수첩] 코로나19 위기…'금융 노사' 화합할 때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5.31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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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일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다. 협동심이 대표적인 예다.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여러 사람의 힘이 합쳐지면 쉽게 해낼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제는 대부분 지하철역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만, 이런 장치가 미비했던 시절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승객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때 승객을 구하기 위해 무려 33t에 달하는 전동차를 당시 역에 있던 시민들이 힘을 합쳐 들어 올려 그 승객을 위험에서 구해낸 일화가 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한 지금도 협동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수고를 덜기 위해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외부 일정을 최소화했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중 갑작스럽게 확진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서울 시내 출퇴근길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이런 국민의 노력으로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명 'K-방역'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을 돕는 또 다른 조력자도 있다. 바로 금융권 노동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과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은행 창구가 붐비고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업무강도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금융권 노사는 지난 4월 올해 중앙산별교섭을 시작했다. 노사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 공감대를 설정하고 어느 때보다 빠른 합의를 만들어내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교섭 전에는 금융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자 한 발씩 양보하는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코로나19로 인한 업무폭증에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고, 금융권 사용자는 경영평가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합의했다.

노사 갈등으로 교섭이 지연되면, 코로나19로 도움을 얻기 위해 은행을 찾은 이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교섭 초기지만, 노사는 이전과 달리 원만하게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는 다른 의견으로 인해 갈등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이들이 가고자 하는 지향점은 결국 같다. 더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으며, 자신이 몸담은 일터가 더욱 발전하길 원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을 맞은 만큼 고객에게 분열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노사가 손을 잡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금융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노사 관계라고 하면 갈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협조의 모습을 보이면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때이다.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협력의 시너지가 노사 관계에서도 빛나길 기대해본다.

eykan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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