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흑인 사망 시위대에 “폭도·약탈자”… 군투입 강경 대응 
트럼프, 흑인 사망 시위대에 “폭도·약탈자”… 군투입 강경 대응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5.3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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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로 불타는 건물 앞의 성난 미니애폴리스 시위대. (사진=미니애폴리스 AP/연합뉴스)
방화로 불타는 건물 앞의 성난 미니애폴리스 시위대. (사진=미니애폴리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남성 사망에 분노하며 폭력 시위를 일으킨 시위대를 향해 “폭도·약탈자”라고 맹비난하며 군을 동원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연합뉴스는 CNN 방송 등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선테에서 첫 민간 유인 유주선 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설에서 8분가량을 할애해 최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해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와 관련 이같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인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플로이드는 위조 수표 범인으로 의심된 상황이었다. 

백인 경찰은 플로이드를 체포해 무릎으로 목을 눌렀고 플로이드는 “숨을 못 쉬겠다. 살려달라”며 애원했다. 하지만 백인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플로이드는 결국 숨졌다. 

이런 상황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퍼졌고 이후 인종 차별로 인한 죽음이라며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했다. 일부에서는 시위 중 방화나 약탈 같은 폭력 사태로까지 번지게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와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플로이드 추모가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먹칠을 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고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밤 자신의 트윗을 통해 “폭도의 80%는 주 외부에서 왔다.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주 경계선을 넘는 것은 연방 범죄”라며 민주당을 겨냥해 “자유주의 주지사와 시장을 훨씬 더 강경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을 시 연방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정부 개입은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해 시위대를 체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무부도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인 ‘안티파’를 거론하며 초강경 대응을 경고했고,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미네소타 주지사의 요청이 있으면 4시간 내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미니애폴리스에 투입할 헌병부대 800명을 이미 준비해놓은 상황이다. 

한편 군 파견은 1807년 발효된 연방 법률인 폭동 진압법에 근거한 것으로 미국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지시할 수 있다.

1992년 4~5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일어난 흑인 폭동 사건 때 마지막으로 사용됐다.  당시 흑인 청년을 집단구타한 4명의 백인 경찰관에 무죄판결이 났는데 이에 분노한 흑인들이 거리로 나와 폭력과 방화, 약탈, 살인 등을 저질렀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