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결국 국회로… 각종 의혹엔 "사실 아니다, 이해해달라"
윤미향, 결국 국회로… 각종 의혹엔 "사실 아니다, 이해해달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5.29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미향, 국회서 기자회견… 정의연·개인·가족 비위 의혹에 입열어
"성금, 피해자 균등하게 나눠"… "개인계좌 활용 허술부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중 땀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중 땀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가 29일 '정의기억연대' 관련 기부금 횡령 등 각종 비위 의혹 해명에 나서면서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각종 논란에도 21대 국회에서 의원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이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하며 "다시 새어나오는 2015 한국-일본 위안부 합의가 정당했단 주장을 접하며, 다신 우리 역사에 그런 굴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부각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회견에서 정의연·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활동과 관련 △전체 기부금 중 3%만 피해자 할머니 지원에 사용 논란 △경기도 안성 힐링센터(쉼터) 고가매입 논란 △2015년 한일 합의 내용 인지 의혹 △남편 신문사 관련 정대협 배너광고 및 정의연 신문 제작 등 문제 △류경식당 해외 여종업원 월북 권유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또 본인의 개인 계좌를 통한 횡령 의혹 등과 관련해선 △개인명의 후원금 모금 △주택구매 △딸 유학자금 등 가족 비위 의혹 등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이날 윤 당선자의 회견은 결론적으로 '사실이 아니다'와 '이해해달라'는 것이었다.

◇"할머니에 성금 전액 지원 안한 것… 폭넓게 헤아려 달라"

앞서 지난 7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정의연 등 피해자 지원단체가 시민으로부터 모금한 성금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지 않았으며 기금 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할머니의 폭로 이후 정의연이 기부금을 사용하면서 피해자 지원 사업에 너무 적은 비율의 돈을 사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당선자는 먼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기부금에 대해 "정대협은 그동안 전체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을 세 차례 진행했다"며 "1992년 운동의 시작 단계에서 피해자들의 생활이 너무나 힘들어 보여 그 모금액은 당시 신고한 피해자들에게 균등하게 250만원씩 나눠드렸다"고 했다.

또 일본정부가 법적배상이 아닌 민간위로금 모금을 통한 아시아 여성평화국민기금을 조성,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지급한다고 한 것에 대해선 "할머니들과 함께 적극 반대했고, 시민모금에 더해 한국 정부가 아시아여성국민기금에 상응하는 지원금 4300만원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어 "2015년 한일합의를 무효화하고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국민모금을 진행했고, 10억엔을 거부하는 할머니들에게 모금액 1억원씩을 전달했다"며 "정의연은 이미 5월 8일에 2017년 국민 모금한 1억원을 전달한 영수증과 1992년 당시 모금액을 전달한 영수증을 공개한 바 있다"고 했다.

'성금을 전부 할머니에게 지원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간 성과와 정대협·정의연 운동의 지향을 살피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30년간의 운동사를 폭넓게 헤아려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성 쉼터, 싸게 사려고 노력했고… 안 팔려서 싸게 팔아"

윤 당선자는 안성 쉼터 고액 매입과 헐값 매각에 대해선 "당시 매도 희망가를 최대한 내려보기 위해 노력했고, 매도인은 힐링센터의 설립 취지를 듣고 '좋은 일 한다'며 최종적으로 매매가격을 7억5000만원으로 조정하는데 동의해 매매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규민 당선인의 소개로 쉼터를 높은 가격에 매입해 차액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시 안성신문 대표였던 이 당선인이 지인을 통해 부동산을 소개해 준다고 했다"며 "거래가 성사된 후 정대협이 이 당선인에게 중개수수료 등 명목으로 금품을 지급한 일 또한 전혀 없었다"고 했다. 매각 당시에 대해선 "5년째 매수 희망자가 없어 사업비를 반환하지 못한 상태라 어렵게 성사된 계약 자체를 더는 미룰 수가 없었다"고 했다.

2015년 한일 합의 내용 인지와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윤 당선자가 일본정부가 할머니들에게 주는 위로금 수령을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모든 할머니에게 수령의사를 확인했고, 온전히 각자의 뜻에 따라 수령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고 했다.

남편 신문사가 정의연 일감을 수주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당시 최저금액을 제시한 수원시민신문에 소식지 디자인과 편집·인쇄를 맡긴 것"이라며 "소식지 제작 등 과정에서 남편이나 제가 어떠한 이득을 취한 일은 전혀 없다"고 했다.

류경식당 탈북 종업원들에게 월북을 권유하고 동조했단 진술에 대해선 "평양이 고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길원옥 할머니와 탈북 종업원들은 '남한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학교 공부가 끝난 후 밤 늦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등 얘기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했다.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 기자회견을 앞두고 취재진이 몰려있다. (사진=석대성 기자)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 기자회견을 앞두고 취재진이 몰려있다. (사진=석대성 기자)

◇"개인 계좌 활용은 관행… 금액만 문제 없으면 된다 생각"

윤 당선자는 개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후원금을 모아 본인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닐 경우, (정대협) 대표인 제 개인 계좌로 모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특별한 경우라서, 이제보니, 제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했다.

이어 "금액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행동한 점은 죄송하다"며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돈을 정대협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나름대로 정산해 사용해 왔지만, 최근 계좌이체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고 했다.

이어 수원시 권선구 금곡 엘지아파트의 경매 매입을 포함, 가족이 현금으로 주택 5채를 구매한 과정에서 정대협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는 경매과정을 모르고, 남편이 진행했다"며 "자금은 제가 가지고 있던 예금, 남편 돈, 가족들로부터 빌린 돈으로 해결했다"고 했다.

딸 미국 유학에 사용한 돈 출처가 정대협이고, 윤 당선자가 정대협 돈을 횡령해 딸 유학자금을 댔다는 의혹에 대해선 "딸 미국 유학에 소요된 자금은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손해배상금에서 충당됐다"며 "그 외 부족한 비용은 제 돈과 가족들 돈으로 충당했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윤 당선자는 회견 후 세 차례나 이어진 취재진의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답을 회피했다.

최근 당 안팎의 당선인 행사 등에 불참하고 잠적했던 이유에 대해선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제 치부가, 제 잘못했던 실수가, 오류가 드러난 것이 아니고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 제 역사를, 제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 그건 너무나 제게 사실은 깊은 반성의 시간이기도 했고 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답했다.

21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두고 회견을 실시한 것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간 동안 불거진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간 동안 불거진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