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윤미향 방탄국회?… 이낙연 한마디면 거취 갈린다
[이슈분석] 윤미향 방탄국회?… 이낙연 한마디면 거취 갈린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5.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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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다음주 당대표 출마선언… '대권 걸림돌 제거' 최우선 과제
野 "방탄국회" 거론까지… 李 '기치' 따라 윤미향 거취 결론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과 송영길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과 송영길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관련 각종 회계 비위 의혹에 침묵하면서 일각에선 '방탄국회'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비위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차기 당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이낙연 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어떤 기치를 내걸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다음주 초 당대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당대표는 오는 8월 당 전국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서 선출한다. 당선될 경우 당내 기반을 다지고, 독자적 지도력을 보여줄 수 있어 대통령 선거 주자로서의 가도를 확장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이 결심을 굳혔지만, 주변 우려도 적잖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거돈 전 부산시장부터 양정숙 당선자와 윤 당선자 논란으로 민주당 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여성 공무원 성추행' 논란을 부른 오 전 시장은 사실을 인정하며 사퇴했고, 양 당선자 역시 당에서 제명한 상태다.

관건은 윤 당선자 거취 문제다. 특히나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자를 고리로 여론 흔들기에 나서면서 민주당의 '방탄국회'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21대 국회가 30일 개원하면 의원 신분으로 '불체포 특권'을 갖게 된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구금할 수 없다. '국회의원 체포 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참석에 과반 동의가 있어야 통과한다. 차기 국회에서 177석을 확보한 여당의 방탄국회는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가상 결과가 나온다. 윤 당선자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잠적한 것도 이를 노리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 해체 및 윤미향 당선인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회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 해체 및 윤미향 당선인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 입장에선 돌발 악재가 터지면 본인의 대권 지지율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 위원장 입장에선 대표에 오르면 대선까지 가는 과정에서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당을 결속하는 게 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이 위원장은 윤 당선자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도부는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며, 제명 등 당 차원 조치 계획은 없다'는 등 유보적 입장이다. 반면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19일에는 '당 차원의 조사와 사후 조치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도부에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윤 당선자가 검찰 수사를 받은 후 재판까지 갈 경우 여론은 크게 흔들릴 공산이 크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 위원장이 당 대표에 오르면 윤 당선자 제재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 위원장 발언 후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도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당내 지지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다. 이낙연 계파로 꼽을 수 있는 현역은 이개호·오영훈·설훈 의원 정도다. 선거를 치르면서 후원회장을 맡았던 22명과 일부 호남 당선인도 잠재적 지지 세력으로 볼 수 있지만 확실하진 않다.

또 이 위원장은 당권 도전설이 나온 인사에게 양보를 얻어내 추대로 대표직에 오르는 것을 최상의 방책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주자인 홍영표·송영길·우원식 의원과 접촉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송 의원은 "이 위원장이 당대표 주자로 나서면 전당대회 출마 뜻을 포기하겠다"고 공개 선언했지만, 다른 두 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는 양상이다.

지난 4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당시 더불어시민당)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당시 더불어시민당)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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