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없는 통합, 의미없다
구조조정 없는 통합, 의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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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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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합작업이 마침내 시작 되게 됐다.

두 기관을 합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한국토지 주택공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동안 통합에 강력 반발해온 토공 노조도 ‘아무조건 없이 정부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 고 밝혔다.

현 상태에서 10월1일 통합하면 자산105조 원이 넘는 공기업이 탄생 한다.

자산 규모에서 72조 5192억원인 삼성 전자 보다 더 큰 국내 최대의 단일 기업이 된다.

기업집단과 비교해도 삼성보다는 작지만 현대자동차 그룹보다 크다.

이런 매머드급 공사가 효율적인 조직이 되려면 중복된 기능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공과 토공은 택지 개발에서 혁신도시 조성 임대주택 사업에 이르기까지 무려 34개 사업이 중복 되어있다.

중복사업 부서를 합하고 정비해야 운영을 효율화 할 수 있을 것이다.

1962년과 1979년 각각 설립된 주공과 토공은 그간 똑같은 사업 분야에서 과당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수도권의 대도시 지역에서 난개발과 비효율을 초래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두기관의 단순통합이 돼서는 안 된다.

두기관의 통합 목적은 업무중복이 따른 과잉경쟁 및 중복투자의 낭비를 없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은 공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

공사의 기능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으로 민간에게 넘길 수 있는 부문을 과감하게 넘기는 것이 필요하다.

또 비슷한 업무를 하는 조직을 통폐합해 슬림화하는 등 조직재편을 단행해야 한다.

겉모양만이 아니라 실제기능과 조직 등 내용이 확 바뀌는 화합적 통합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가진 공기업으로 출범해야 할 것이다.

역대 정부는 수차례 두공사의 통폐합과 기능 조정을 시도 했으나 실패하고 오히려 조직 확대경쟁을 가열 시켰다.

노무현 정부출범 직전인 2002년 3049명이던 주공 직원 수는 현재 4385명으로 늘었고 토공 직원 수도 1815명에서 2982명으로 불었다.

인력 감축이 없는 단순통합은 무의미하다.

85조 7525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더 늘려 분양가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통합을 주장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택지개발 사업 등 중복 기능을 해소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 했다.

그러나 그동안 논란이 됐던 본사 소재지와 직원 배치에 관한 사항을 법안에 반영 되지 않아 통합작업이 시초부터 삐걱거리지 않을지 걱정이다.

두기관의 통합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의 우선 과제였다.

1단계 개혁방안의 첫 단추인 주공 토공 통합이 잘못되면 전체공기업 개혁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이번 통합법의 설립을 계기로 다른 공공기관의 선진화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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