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지개 켜는 여야 대권 잠룡… 페이스 유지 첫 과제 '당심잡기'
[이슈분석] 기지개 켜는 여야 대권 잠룡… 페이스 유지 첫 과제 '당심잡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5.27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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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낙연·이재명·박원순 3파전 구도… '능력 입증' 관건
보수 진영서 유승민 첫 의사표명… 당내 입지 약해 가시밭길
홍준표, 복당 문제 골머리… 일각선 쇄신 따른 '제3인물' 주목
4·15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에 대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가 처음으로 4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0∼24일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2천55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한 결과 이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는 40.2%로 지난달보다 10.5%포인트 올랐다. (그래픽=연합뉴스)
4·15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에 대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가 처음으로 4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0∼24일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2천55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한 결과 이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는 40.2%로 지난달보다 10.5%포인트 올랐다. (그래픽=연합뉴스)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여야 잠룡이 일찌감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중동 속 첫 과제는 당심(黨心) 잡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3파전 구도로 흐르고 있다.

이들의 물밑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당내 기반이 약한 이 위원장은 8월 전국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당내 여론 수렴에 나섰다. 다만 출마론에 맞서 신중론도 나온다. 대표가 되더라도 임기가 7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다. 민주당 당헌에 따라 대표·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전 사퇴해야 한다. 또 대표직 수행 과정에서 난제를 만나거나 야권 공세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단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은 특히 당 대표직을 '독이 든 성배'라고 말한다. 선거 결과와 계파 갈등 등으로 임기 2년을 채우지 못 하는 게 다반사다. 2000년 이후 민주당에서 임기를 채우고 자리를 떠난 대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뿐이다. 같은 기간 바뀐 민주당 계열 정당 대표는 이들을 포함해 37명이다.

대표가 자주 바뀌는 가장 큰 이유는 선거 패배 때문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재임 시절인 2004년 3월부터 2년 3개월 동안 상대 정당 열린우리당에선 대표가 일곱 번 바뀌기도 했다. 계파 간 다툼도 사퇴 공식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당내 자기 세력을 만드는 것은 대선 가도를 달리기 위한 첫 발걸음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해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당권 경쟁에선 비켜나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다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28일부터는 경기 남서부권과 동북구권의 21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만나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박 시장 역시 코로나19 국면에서 위상이 높아졌다. 확산 방지를 위한 강경한 태세를 보이면서 지도력을 과시했고, 코로나19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자체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대선 주자 도약에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측근의 4·15 총선 당선으로 당내 기반도 어느 정도는 마련한 상황이다.

아직까진 이 위원장 입지가 가장 크지만, 대선 변수는 산재했다. 2017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뜻밖의 재수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는 이 위원장이 갑자기 대선 주자로 부상한 것을 고려하면 일찍이 대선 가도를 달리는 것은 당권 잡기에는 유리하지만, 그만큼 여간 위험한 게 아니기도 하다.

지난달 3일 경기 고양을 함경우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덕양구 행신역 인근에서 만난 한 아이와 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일 경기 고양을 함경우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덕양구 행신역 인근에서 만난 한 아이와 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권에선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6일 보수 진영 주자 중 가장 먼저 명확한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본인 계파 인사 일부가 총선에서 낙선했고, 유 의원 역시 자신이 이끌던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 합당을 추진하면서 '혁신'을 조건으로 '총선 불출마'라는 백의종군의 길을 택했다.

다른 야권 인사 행보도 관심이다. 유 의원은 앞으로 만만치 않은 경쟁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차기 대선 후보군에 오른 상태다.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도 총선 참패 이후 일부 인사에게 전화를 돌리는 등 재기를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 여부다. 홍 전 대표의 경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과정에서 반발해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기 때문에 현재 당적이 없는 상태다. 복당 문제를 해결해야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뛰어들 수 있지만,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와 갈등을 벌여 왔기 때문에 순조롭게 풀릴진 미지수다. 당내 입지도 중요하지만, 홍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나 부정적 인식, 반감, 거부감을 가진 인사도 여전히 포진했다.

또 총선 참패 후 통합당은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김종인 비대위가 제3의 대선후보를 내세울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일각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당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21.41%라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1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홍 전 대표가 24.03%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당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한편 20대 대통령 선거는 2022년 3월 9일로 1년 10개월 남았다. 내년에는 대선 후보 경선이 있을 예정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