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촌지’
스승의 날 ‘촌지’
  • 이 성 인 발행인
  • 승인 2009.05.05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자기를 가르쳐 준 은사(恩師)에 대한 공경심을 되새겨 보는 날로 ‘스승의 날’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이란 누구나 부모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비록 그 형태가 다같이 않터라도 자기를 가르쳐준 스승 없이 현재의 자기가 된 사람은 없다.

아름다운 5월에 가장 존경하는 스승을 모시고 그 노고에 감사드리려한 젊은이들의 순수한 감정으로 시작된 스승의 날의 기본정신이었다.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자식을 가르치는 훈장에게 학비조로 집에서 거둔 가장 좋은 수확물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마음이 오늘날의 스승의 날에도 계속 간직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변화된 교육의 상황은 스승의 의미를 한껏 세속화시켜 놓았기 때문에 스승의 날에 스승을 대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교직의 특수성과 전문성이 무너지고 대중성이 보편화되어 여타의 직업인과 근로자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이 바로 세속화된 것이다.

교직은 곧 성직이란 명제를 교사 자신들이 하나의 굴레라는 인식하에 거부했고 교직자는 곧 근로자라는 인식하에 노동권의 확보를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행정가들 조차도 사범교육의 전문성에 회의를 제기하며 교원임용 정책에 큰 변화를 스스로 자초하기도 했다.

그 결과 교직자를 바라보는 세인들의 눈길도 세속적이 되었다.

‘교직자들은 뭔가 다르다’는 인식에서 ‘그들이 라고 뭐가 다른 게 있을까’ 라는 폄하의 인식이 점증 돼어왔다.

그러나 이런 세속화는 학생과 학부모의 도구적 교직관에 의해 가속화한 세속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학교와 교사를 상급학교 진학과 성적 경쟁의 한 수단이자 도구로 간직하는 교직관이다.

이런 와중에 스승에 대한 진정한 고마움이 전과같이 순수할 수 없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에 보답이라기보다 성적을 상승시키고 좋은 학교에 갈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들이 담아 있는 표시로 오도되고 있다.

한 여론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4%가 촌지는 ‘감사의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로 인식했다.

물론 대다수는 학교 촌지를 ‘뇌물’(46.8%)로 ‘뇌물은 않이지만 없어야 할 관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촌지는 ‘내 자식을 잘 봐 달라’ 거나 ‘최소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 달라’는 학부모의 이기심과 한국사회 특유의 집단 동조문화에 기인 한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촌지가 도마에 올랐다.

촌지 수수를 막겠다며 스승의 날 휴교를 하고 5월에는 아예 학교방문을 삼가달라고 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은 교사를 기대할 수 있을까 촌지는 근절 돼야한다.

그렇다고 무리한 단속으로 전체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

최근 서울강남 분당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촌지 암행감찰만 해도 그렇다.

권익위 조사관들이 교실에 들이 닥쳐 학부모가 전달한 과자상자를 열고 촌지가 있는지 조사하고 퇴근길 교사의 자동차 트렁크를 뒤졌다고한다.

교사가 이런 수모를 당하고도 교사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권을 침해하는 비교육적인 과잉단속은 중단해야한다.

결국은 교육계가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촌지의 유혹을 뿌리치겠다는 교사의 각성이다.

촌지 근절을 위한 법과 규정도 교사의 마음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교육을 위해 헌신 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촌지거부가 어려운 일만도 아니라고 본다.

선량한 다수의 교사를 욕되게 하는 촌지 교사는 교단에서 떠나야한다.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과 같이 예가 지나치면 오히려 예를 갖추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인간의 인정으로 서로 흐뭇해하고 즐거운 감정이 교감되는 이런 선물문화가 정착돼야만 명랑하고 건강한 사회로 발전되고 국민들의 의식구조가 제대로 돌아설 것이다.

해마다 촌지 논란이 일면 스승의 날이 다가 왔음을 알게 되는 현실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