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언중유골' 기싸움… 막오른 상임위원장석 '쟁탈전'
여야 원내대표, '언중유골' 기싸움… 막오른 상임위원장석 '쟁탈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5.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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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1대 원 구성 협상 돌입… 예결위·법사위원장석 확보 나서
김태년, 野 보이콧 '국회 마비' 부각… 주호영 "협상은 역지사지"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는 26일 21대 국회 원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여야는 원 구성 법정시한을 지키자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 확보를 위한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통합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본격적인 차기 국회 원 구성 논의를 시작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맞은 자리에서 "국회가 조속히 원을 구성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도 안심하고 저희 신뢰도 회복할 것"이라며 "법정기한을 준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협상은 '역지사지'해야 잘할 수 있다"며 "특별히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야당 입장을 고려해줬으면 한다. 새 출발인데 좋은 성과가 도출됐으면 좋겠다"고 견제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주 원내대표가 해줘서 감사하다"며 "국회법에 정해진 제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 이게 국민이 우리 국회에 가장 바라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혁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고, 나아가 일할 수밖에 없는 제도 시스템(체제)을 만드는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까지 잘못된 관행, 예를 들면 회기를 시작하기 위한 국회를 열기 위한 협상을 지나치게 한다던지 등을 개선해 상생의 정치를 위한 좋은 논의와 협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야권의 보이콧(거부)과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가 야당 몫으로 있어 국정운영이 난항을 겪었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가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한 건 군사정권 이후 첫 여소야대 국면이 펼쳐진 1998년 13대 국회가 처음이다. 정치에 대화와 타협이 불가피하자 상임위원장 역시 의석 별로 배분했다.

이후 상임위원장 배분은 관행으로 자리했다. 관건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다. 예결위는 재정 낭비를 방지할 감시 능력을 갖고 있고, 법사위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으로 졸속·포퓰리즘(인기몰이) 법안의 통과를 견제한다.

다만 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전체 의석 300석 중 177석을 석권한 것을 감안해 두 위원회 위원장석도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고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민의가 야당의 역할이 '견제·감시'이기보다는 '진정한 국정 협조'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두 위원회가 예산과 법안이 본회의로 올라가기 전 마지막 길목을 지키는 곳이기 때문에 기필코 사수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두 핵심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면 국회 기능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일하는 국회'는 좋은데, 기본적으로 국회는 헌법상 삼권분립 기능으로 행정부를 감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법상 국회의장단 선출은 다음달 5일까지, 상임위원장석 배분은 같은 달 8일까지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