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사, 코로나 위기에 산별교섭 빠른 합의 '공감대'
금융노사, 코로나 위기에 산별교섭 빠른 합의 '공감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5.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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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업무 강도 따른 처우 개선 논의 중심
내달 10일 3차 교섭…사용자협의회 입장 '주목'
지난 4월 23일 서울시 종로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가 진행한 1차 금융 산별중ㅇ앙교섭 회의. (사진=금융노조)
지난 4월23일 서울시 종로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의 1차 금융 산별중앙교섭 회의 모습. (사진=금융노조)

금융권 노사는 2020년 산별중앙교섭에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공감하고, 빠른 합의점을 찾아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높아진 업무강도에 따른 처우 개선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23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서울시 종로구 은행회관에서 1차 2020년 산별중앙교섭 회의를 진행했다.

올해 금융 중앙교섭대표단은 김태영 사용자협의회장과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우리은행 노사 △한국씨티은행 노사 △전북은행 노사 △수협중앙회 노사 △기술보증기금 노사 등으로 구성됐다.

금융노조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2.3%와 소비자물가상승률 1.0%를 더한 인금인상률 3.3%를 제안했다. 또 △KPI(업무평가) 제도 개선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 조항 신설 △산별차원 직장내 괴롭힘 방지 노사공동위원회 설치 △금융인공제회 설립 △모성보호 조항 적용 확대 등 34개 항목을 담은 요구안을 함께 제출했다.

요구안에는 코로나19로 높아진 업무 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권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업무평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KPI 제도를 개선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감염병 예방 등의 제안이 담겼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공기업을 중심으로 업무 강도가 늘고 있다"며 "시중은행도 점차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위한 처우 개선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노사가 만난 첫 자리에서는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공감하며 갈등보다는 성실한 교섭을 통해 빠른 합의를 도출하자는 데 뜻이 모아졌다.

이어진 2차 회의는 지난 5월19일 은행회관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노조가 제안한 안건에 대해 사용자협의회가 답변하는 자리였는데, 사용자협의회는 금융노조가 제시한 요구안 중 근로기준법 개정사항을 반영하는 모성보호 조항에 대해서만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차 회의에서 사용자협의회는 요구안에 대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임금인상에 대한 입장도 밝히지 않는다"며 "3차 회의 이후부터 사용자협의회가 노조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교섭대표단뿐만 아니라 37개 금융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노사가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공통된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회의에서는 속도 있는 교섭을 위해 김태영 회장과 박홍배 위원장의 1대 1 대대표 교섭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3차 교섭은 내달 10일 은행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4월 6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과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김태영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 금융감독원 윤석헌 원장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지난 4월6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과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태영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 금융감독원 윤석헌 원장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한편, 금융 노사는 산별교섭에 앞서 지난 4월6일 금융당국과 함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금융 노사정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신속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금융노조는 금융지원 업무 폭증에 대비해 각 기관별 상황에 따라 특별연장근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유연 근무제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사용자협의회는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경영평가(KPI)를 유보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도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완화와 금융회사 경영실태 평가 유예를 적극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