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회장, 체질개선 박차…관건은 신성장동력 확보
허태수 회장, 체질개선 박차…관건은 신성장동력 확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24 1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美 벤처투자법인 설립,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 구축
정유사업 의존도 낮추고 미래 성장 새 먹거리 창출 노력
(사진=GS그룹)
(사진=GS그룹)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GS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하락 등으로 정유계열사인 GS칼텍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올해 1분기 GS칼텍스의 실적 악화 여파가 그룹 전체로 번지는 가운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715억원, 영업손실 1조318억원, 당기순손실 1조15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전분기 모두 흑자였지만, 올해 적자 전환했다.

GS칼텍스가 거둔 최악의 실적은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급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여파로 그룹의 지주회사인 GS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1961억원, 영업이익 95억원, 당기순손실 2952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2% 하락했다. 순손실은 작년 1분기 2058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GS의 실적 하락은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큰 정유사업에 의존도가 높은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GS칼텍스는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정유사업 의존도를 탈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12월 허창수 전 회장이 15년 만에 물러나면서 새로운 회장에 올랐다. 이후 GS는 지난 3월 말 주주총회를 열고 허 회장은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그룹을 다졌다. 허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선생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자 허창수 전 회장의 동생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허 회장은 우선, 그룹의 중장기적 사업 재편을 위해 혁신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힘쓸 전망이다.

허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첫 외부행사였던 ‘스탠포드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심포지엄 2020’에 참석해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실리콘 밸리에 있는 선진 기업들이 도입해 검증받은 혁신 방법론을 각 계열사에 적극 전파해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GS는 지난해 말 그룹 차원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을 직접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허 회장의 적극적인 제안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GS는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미국 벤처펀드 투자·운용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GS는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법인 설립 완료하고, 이 법인을 앞으로 혁신 문화 정착과 신성장 동력 등 그룹의 미래 전략 교두보로 삼을 방침이다.

기존 정유사업 부문에서도 석유화학사업을 확장하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다.

GS칼텍스는 오는 2022년 올레핀 생산시설을 완공한다. GS에너지의 경우 2022년부터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석유화학기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또, 올해 안에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전기, 수소에 이르는 모든 연료를 공급하는 토탈 에너지 스테이션(Total Energy Station)을 구축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 체제가 시작된 GS그룹이 허 회장 취임 직후 코로나19 등으로 위기를 맞게 됐다”며 “허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정유사업 비중을 줄이고, 현재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