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경영 박차…주요 대기업, 해외서 잰걸음
'포스트 코로나' 경영 박차…주요 대기업, 해외서 잰걸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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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셧다운 인도공장 재가동…中 인력 파견도
이재용 부회장·구광모 회장, 현장 행보로 위기 돌파
지난 19일 김포공항에서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전 문진표를 작성해 제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김포공항에서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전 문진표를 작성해 제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주요 대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차츰 진정세에 접어드는 가운데, 사실상 멈췄던 경제활동을 재개하며, ‘포스트 코로나’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동을 중단한 해외 공장들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총수의 공개 행보나 굵직한 발표도 잇따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장 늦게까지 임시 폐쇄(셧다운)했던 인도 공장을 재가동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에 위치한 스마트폰 공장을 이달 7일부터, 첸나이 가전 공장은 14일부터 가동했다. LG전자도 인도 푸네 가전공장을 이달 17일부터, 노이다 가전공장을 21일부터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등 공장은 각국의 이동제한 명령 완화에 따라 지난달 말과 이달 초를 기점으로 가동을 재개했다.

주요 기업들의 해외 인력 파견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 1일 한·중 정부의 합의로 마련된 기업인 입국절차 간소화(신속통로) 제도가 시행된 이후 중국 공장 인력 파견에 속도를 높였다. 신속통로 제도는 현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14일간 자가격리를 면제해 주는 정책이다.

중국 공장 파견 인력은 모두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력 산업 관련 직원들이었다. 신속통로 제도 시행 20여일 만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LG화학, LG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등의 인력 1000여명은 중국으로 입국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인력 240여명은 기업들 중 가장 먼저 지난 3일 전세기로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으로 출국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일 광저우(廣州)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에 170여명의 인력을 보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의 3개 전자 계열사의 자사 직원과 협력사 근로자 215명은 톈진(天津)으로 출국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1일 장쑤성 옌청(鹽城) 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해 120여명의 기술진을 급파했다.

대기업 총수들의 ‘포스트 코로나’ 경영 행보도 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이후 13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했다. 이달 17∼19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을 다녀왔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3일간 코로나 검사를 세 차례나 받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해외 경영 행보를 재개해 위기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출장을 다녀온 직후인 21일 평택 캠퍼스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 건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10조원 안팎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헬기를 타고 LG화학 사업장을 방문했다. LG화학의 잇따른 국내외 사고에 대해 그룹 총수로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그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월 디자인경영센터 방문 이외 현장경영 행보는 없었다. 하지만, 사고 현장 방문으로 활동을 재개하며 위기 극복 의지를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은 또 다른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중국 압박 동참을 요구하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미·중 갈등 격화가 세계 경제를 또다시 뒤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