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에서 오바마까지’…백악관 집사 ‘코로나19’로 별세
‘아이젠하워에서 오바마까지’…백악관 집사 ‘코로나19’로 별세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5.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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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미 대통령 11명 모셔”…전 대통령 가족 애도 보내
별세한 저먼 집사의 백악관 근무 당시 모습. (사진=샨타 테일러 게이 페이스북/연합뉴스)
별세한 저먼 집사의 백악관 근무 당시 모습. (사진=샨타 테일러 게이 페이스북)

50년간 미국 대통령 11명을 모셨던 전 백악관 집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했다.

21일(현지시간) 전 백악관 집사였던 ‘윌슨 루스벨트 저먼’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투병 중 지난 16일 별세했다고 연합뉴스가 22일 CNN등 미국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먼 전 집사의 손녀인 ‘샨타 테일러 게이’는 조부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나의 할아버지는 진정성이 있었고 매우 조용했지만 엄격한 분이셨다”라며 매우 헌신적인 분으로 호들갑을 떨거나 불평하지 않는 조심스러운 분으로 기억했다.

저먼 전 집사는 1975년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청소를 하며 근무를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존.F.케네디 대통령 집권 시 집사로 승진했다.

그는 1997년 40년 백악관 생활을 뒤로 하고 잠시 은퇴했다가 2003년 백악관에 깜짝 복귀했다. 그 후 9년여를 백악관 집사로 더 근무하다가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 ‘총괄 집사’를 마지막으로 백악관 근무에서 손을 놓았다.

CNN방송을 통해 손녀 게이는 “2011년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바 있다”라며 당시 대통령이던 오바마는 병원에 입원한 저먼이 병원 관계자에게 확실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돌봐줬고, 꽃까지 선물했었다고 전했다.

특히 저먼이 백악관 엘리베이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찍은 사진은 전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회고록 ‘비커밍'(Becoming)’에 수록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전직 대통령 가족과 수많은 추억과 기억을 나눈 전 집사 저먼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전직 대통령 가족들은 깊은 애도를 전했다.

미셸 오바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저먼을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그는 친절함 그리고 보살핌으로 백악관을 대통령 가족을 위한 집으로 만들어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저먼의 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라고 덧붙였다.

힐러리 클린턴도 트위터를 통해 “남편(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저먼은 우리를 포함한 앞선 대통령 가족에게 편안한 마음을 느끼게 해준 사람”이라며 “저먼의 사랑스러운 사람들에게 우리의 가장 따뜻한 애도를 보낸다”라고 애도했다.

이 외에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가족 등 많은 이들의 진심어린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