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면목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면목없다"
  • 김두평기자
  • 승인 2009.04.3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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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진술거부권 행사 않고 자기 주장 잘 하고 있다”
박연차와 대질 가능성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30일 오후 검찰에 소환됐다.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20분 도착 대검찰청 1120호실 조사실에서 오후 1시 45분부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서을 서초동 대검청사 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노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기 주장을 잘 하고 있다"말하며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면> 검찰은 노 전 대통령측이 받은 박연차 회장의 돈과 직무 관련성을 밝히는 것이 중요한 전제가 될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조사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변호인 자격으로 조사실에 함께 들어가 노 전 대통령을 돕고 있다.

600만 달러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서는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20분 노무현 전 대통령 일행을 태운 버스가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소환에 임하는 심경을 짧게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면목 없는 일이지요, 다음에 이야기 합시다"고 짧게 말하며 대검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곧바로 청사에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7층 중앙수사부장실에서 이인규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과 10분 동안 녹차를 마시며 면담 한 뒤 11층 특별조사실로 이동해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 2여개월만인 30일 오전 8시께 검찰의 출석요구에 따라 자신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지역주민과 노사모 회원 등 500여명의 안타까운 심정을 뒤로 한채 서울로 향했다.

검은색 양복과 신발을 착용하고 희색 색깔의 넥타이를 맨 노 전 대통령은 다소 침통한 표정으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면목없다.

잘 다녀 오겠다"고 주민과 노사모 등에 인사한 뒤 손을 흔들며 버스에 탑승했다.

노 전 대통령이 탑승한 대형버스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 등 6~7명이 탑승했으며 버스 뒤에는 경호차량 7대와 언론사 취재차량 7대 등 총 15대의 차량이 행렬을 이루며 오전 8시10분께 대검찰청을 향해 봉하마을을 떠났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이 사저를 나오기 전에 미리 도착한 노사모 회원들이 노란색 장미를 손에 들고 '검찰. 작두타지마라. 역사는 기억한다', '정정당당 노무현'. '믿으니까 노무현' 등의 글귀를 손에 들고 폴리스 선 밖에 질서정연하게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배웅했다.

한편 이날 봉하마을에는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보기 위해 주민과 노사모회원, 관광객, 취재진 등 1000여명이 찾으면서 봉하마을 주차장과 주변 공터, 논바닥을 비롯해 마을 도로가 차량으로 빼곡했고 경찰 수십명이 긴급투입돼 교통정리에 나서는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