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수출 ‘코로나19’에 다시 휘청…담배·참치 수요 급감
식품 수출 ‘코로나19’에 다시 휘청…담배·참치 수요 급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5.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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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국 톱5 중 미국 제외한 일본·중국·베트남·홍콩서 감소
정부, 해외 대형 온라인몰과 판촉행사…물류비 지원 지속
2020년 1~4월 수출액 증감. (전년비 누계 기준)
2020년 1~4월 수출액 증감. (전년비 누계 기준)

국내 식품 수출은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중국발(發) 코로나19 이슈로 올 1월과 2월 마이너스 성장세를 찍고 3월에 반등의 기미가 보였지만, 궐련(필터담배)과 참치 등 수출비중이 큰 품목들이 침체에 빠지면서 4월 누계 기준 식품 수출액은 또 다시 하락했다.

20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4월까지 식품 전체 수출액은 31억1467만달러(약 3조8214억원)로 전년 동기의 31억3570만달러(3조8472억원)보다 0.7% 줄었다. 수출물량은 이보다 하락세가 큰 2.8% 감소한 151만7695톤(t)으로 집계됐다. 

올해 4월 한 달 수출액은 1년새 7.5% 줄어든 8억2389만달러(1조108억원), 수출물량은 6.2% 감소한 44만773t이다. 

올해 식품 수출은 코로나19 이슈로 최대 시장인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타격을 받았다. 금액 기준 1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2월 -3.5% 성장률을 기록하며 하락한 가운데, 3월에는 라면 등의 호조로 12.1% 늘면서 올 1분기 누계 2.0%의 성장률로 마감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하향세를 보였다.

식품 수출이 감소한 주 이유는 궐련과 참치 등 대형 수출품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궐련과 참치는 해외로 수출되는 국내 모든 농수축산식품 중 각각 비중이 첫 번째, 세 번째로 큰 품목이다. 지난해 기준 궐련은 7억1700만달러(8797억원), 참치는 5억7100만달러(7005억원)어치가 글로벌 시장에 수출됐다. 

궐련의 경우 올 4월까지 16.6% 줄어든 2억2444만달러(2754억원)에 그쳤다. 주 수출국인 일본과 아랍에미리트에서 각각 19.7%, 36.7% 급감했기 때문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담배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고,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판매까지 하락한 상황”이라며 “UAE는 현지 바이어와의 협상이 지연된 영향이 큰데, 최근 협상 타결로 2분기부터는 중동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2위 수출국인 일본과 태국의 외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23.9% 감소한 1억5603만달러(1914억원)를 기록했다.

맥주와 소주 등 주류 수출도 부진했다. 맥주는 주 수출시장인 중국과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출 자제로 식당가 공급이 평소보다 반 토막 이상 난 탓에 전체 수출액은 41.8% 감소한 2690만달러(33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소주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지의 한식당 수요가 줄면서 -2.3% 성장한 2918만달러(359억원)을 기록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수출국의 외식경기가 죽다보니, 주류 수출도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19 이슈가 언제 끝날지 몰라 올해 수출은 평년보다 많이 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반면, K-푸드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라면을 비롯해 김치와 과자 등은 호조세를 보였다. 

라면은 농심과 삼양식품 등 메이저업체의 글로벌 마케팅과 집밥 수요 증가에 따른 주문량 확대에 힘입어 중국과 일본, 미국, 베트남, 홍콩 등 핵심 수출시장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론 전년 동기보다 34.5% 늘어난 1억9403만달러(2380억원)로 크게 상승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김과 참치를 제치고, 궐련에 이어 전체 수출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K-푸드의 ‘얼굴’ 격인 김치도 대상과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대형 김치업체들이 코로나19 이슈에 대응해 면역력 증진에 좋다는 점을 적극 부각하면서, 30.7% 증가한 4510만달러(553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과자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중국 38.2%, 미국 33.7%, 베트남 23.8%, 일본 15.6%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이며 20%를 웃도는 1억6611만달러(2038억원)를 기록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수출국 상위 5곳 중 미국(27.6%)을 제외한 일본(-5.6%)과 중국(-8.6%), 베트남(-9.5%), 홍콩(-1.3%) 모두 하락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언택트(비대면) 마케팅과 물류 지원을 강화해 식품 수출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등 주력시장의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돼 수출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면서도 “아마존·티몰 등 해외 대형 온라인몰과 연계한 한국식품 온라인 판촉행사를 확대 추진하는 한편, 항공운임 인상과 항공편 축소에 따른 물류비 지원단가 현실화와 해상 냉장 컨테이너 운송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