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투자자, '상품보다 종목'…직접투자 비중↑
국내 개인투자자, '상품보다 종목'…직접투자 비중↑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5.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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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 4조3273억원↓
전문가 "수익률 좋은 간접 투자 상품 만들어야"
(자료=금융투자협회)
(자료=금융투자협회)

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 자금이 늘고 있지만, 정작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꾸준히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을 통한 간접투자보다는 직접투자에 몰리고 있다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주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개인일수록 이같은 투자경향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총 4조3273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액티브 펀드는 6824억원, 주식형 인덱스 펀드는 3조6449억원이 각각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양대 시장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33조6310억원에 달했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15일 기준 42조1956억원으로 집계돼 작년 말 27조3384억원 대비 54.34%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 등을 통해 간접 투자하기 보다는 스스로 종목을 골라 직접 투자하는 경향을 선호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개인의 직접투자 증가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투자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가계자산의 70%를 차지하는 금융자산 중 주식 자산은 30% 정도인데, 대부분 금융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 등 간접 투자상품에 분포돼 있다"며 "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상품에 대한 개인들의 정보가 부족하거나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상품의 개발·운용에 대한 정부규제를 완화해 금융사들로 하여금 수익률이 좋은 투자 상품을 많이 만들도록 한 후, 개인 투자자들이 그 상품에 투자함으로써 금융자산을 안정적으로 늘려 나가는 것이 선순환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투자자 중에서도 전문성이 높은 투자자라면 직접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범위에는 전문화된 개인투자자들도 있는 반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개인 투자자들도 섞여있어 각각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이 높은 개인투자자가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행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근본적으로 국내 간접 투자 상품의 수익률은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 및 공모펀드의 운용상 규제 등 원인으로 낮은 반면, 다우지수와 같은 미국 증시는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간접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높다"며 "미국과 같은 금융시장에서라면 금융사의 기업 분석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더한 간접 투자 상품이 더 우수하겠으나, 국내 금융시장에서 발행되는 상품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