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도 대내용”…김정은 ‘건강이상설’ 후 대내행보 박차
“미사일도 대내용”…김정은 ‘건강이상설’ 후 대내행보 박차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5.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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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비판 의식한 듯 통치력, 민생문제 해결의지 강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사진은 준공식 현장에서 자신감에 찬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언론 및 외신보도를 통해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바 있는 김정은이 북한 내부 문제를 의식해 대내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WSJ)에 따르면 김정은이 대내행보에 재등장한 후 비료 공장을 가장 처음 찾은 이유로 외교적인 문제보다 북한 내부 현안(민생문제 등)에 직면한 까닭이라고 연합뉴스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을 비롯한 국경 단절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특히 미국과의 핵 협상조차 난항을 겪으면서 북한이 요구해 온 각종 제재 역시 해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노이 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끝나면서 경제난에 빠진 북한을 살리기 위해 포부를 밝히기도 했던 김정은은 그의 경제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북한 외화벌이의 핵으로 꼽혀온 해외 관광객 유치마저 중단돼 북한 경제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제시카 리 박사(미국 워싱턴 싱크 탱크 퀸시 연구소)는 “북한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한꺼번에 많이 발생할 경우 이것을 책임질 사람은 김정은 밖에 없다”라며 “이번 위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김정은은 내부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WSJ는 북한 고위직에 대한 징벌적 인사단행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며 엘리트 세력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통치력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올해 들어 단거리 미사일(5차례)을 자주 발사한 이유도 대외적 과시라기보다는 내부 단속을 위한 '대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정은이 잠행 후 첫 대내행보로 비료 공장을 선택한 것도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코트랜드 로빈슨 교수 또한 “북한 주민들은 이미 식량, 약품 등 실생활용품 조차 한계 상황에 부딪치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SJ는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독재국가들은 외부세력의 압력보다는 내부세력의 불만이 폭증해 권력의 종말을 맞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표적 독재국가로 꼽혀 온 루마니아의 차우체스쿠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에게 발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국방장관을 암살했고, 이에 국방군조차 시위대쪽에 가담해 결국 도망치듯 자국을 떠나던 차우체스쿠는 시민들에게 잡혀 처형됐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