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일제히 광주로 내려갔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장에서 행보를 이어가며 텃밭 다지기에 나섰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5·18 망언 사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돌입했다.

먼저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계엄군의 헬기 사격의 탄흔을 원형 보존한 전일빌딩 245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실시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5·18 유공자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파렴치한 자가 활개를 치는데 민주당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역사 왜곡과 명예훼손 등을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을 21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활동에 대해선 "전폭 지원으로 이번에는 반드시 모든 진실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도부와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전원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고,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통합당에선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기념식에 참석했고, 5·18 민주화운동 유족 3개 단체장과 만나 건의사항을 경청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이나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됐다"며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의 상처를 주는 우리당 사람이 있는데 이에 대해 거듭 저희가 죄송하고 잘못했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통합당 원내 지도부와 일부 당선인은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곳에서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는 내용의 방명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의원 등의 5·18 망언 논란에 대해 "(발언이) 잘못됐다"고 사과의 뜻을 내비치면서도 "징계 수준이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쳐 재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당을 달리하고 있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한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5·18 진상규명위에 강제 수사권을 부여하도록 법 개정에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압수수색 등은 사법기관인 검찰만 가능하게 돼 있어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며 "진상규명을 적극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제도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을 좀 더 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미래한국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등도 광주를 찾았다. 다만 정의당을 제외한 3개 정당은 기념식에 초청받지 못 했다.

한편 호남을 기반으로 20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헌법 개정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자는 것이다. 안 대표는 "정치권이 흔쾌히 합의하고 국민께서 동의해 5·18이 헌법 전문에 담긴다면 불필요한 논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석대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