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 내민 강신호 대표…CJ제일제당 ‘호실적’ 이끌었다
새끼손가락 내민 강신호 대표…CJ제일제당 ‘호실적’ 이끌었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5.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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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분쟁, 코로나19 사태서 비상경영…글로벌 비중 60% 확대
지난해 말 취임 후 과감한 혁신 강조…‘내실 있는 질적 성장’ 약속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제공=CJ제일제당)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제공=CJ제일제당)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는 취임 후 국내외 글로벌 무역 분쟁과 코로나19 사태 등의 불확실성 속에서 비상경영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CJ제일제당은 강 대표가 강조한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강 대표는 잘 되는 사업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고, 해외시장에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초격차 역량을 확보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식품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신호 대표는 지난해 말 CJ제일제당을 이끄는 수장 자리에 오른 이후 올 1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제일제당 1분기 잠정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83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5조178억원보다 16.2% 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4.1% 증가한 275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0배가 넘는 4519억원으로 집계됐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9%, 53.3% 증가했고, 순이익은 743.2% 급증했다. 
   
CJ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CJ제일제당은 최근 몇 년간 그룹의 ‘월드베스트 CJ’를 목표로 몸집을 무리하게 키우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만 9조5000여억원까지 치솟았다. 2019년 전체 순이익은 전년보다 80%가량 급감한 1910억원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강 대표는 취임 직후 사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뤄낼 도약의 힘을 갖춰야 한다”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동반한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올 3월에 열린 주주총회서도 ‘비비고’를 비롯한 메가 브랜드 중심의 수익성 제고와 함께 해외사업의 전략적 투자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강 대표의 약속은 결과에서 드러났다. CJ제일제당의 주력인 식품사업의 경우, 비비고를 비롯한 가정간편식(HMR)의 성장과 함께 미국·중국·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에서도 호조를 보이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1% 늘어난 2조2606억원, 영업이익은 15.3% 증가한 116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당초 증권가가 예상한 컨센서스(추정치)보다 20~30%가량 크게 상회한 성적이다.

식품사업 성장을 이끈 HMR은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인지도가 높은 비비고 국·탕·찌개를 비롯한 국물요리와 죽, 만두 등 핵심 상품군이 크게 성장해 매출액(국내) 면에서 16%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비비고 죽은 관련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1년5개월 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 돌파와 함께 올 1분기 국내 상품죽 시장점유율에서 36.6%를 차지하며 1위 브랜드와 5% 격차로 좁혔다. 

CJ제일제당 서울 사옥. (신아일보 DB)
CJ제일제당 서울 사옥. (신아일보 DB)

해외 가공식품 매출은 지난해 2월 인수한 미국의 대형 냉동식품업체 ‘슈완스’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매출이 늘었고, 중국과 베트남, 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 평균 1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관련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까닭에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보다 10%가량 늘어난 60%까지 상승했다. 

사료용 아미노산·식품조미소재 등으로 구성된 바이오사업과 사료·축산분야(CJ Feed&Care)도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 

바이오사업은 사료첨가제인 ‘트립토판’의 시장지배력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67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당초 큰 하락세가 예상됐지만, 알지닌·시스테인과 같은 고수익 제품의 수요 증가로 전년과 비슷한 511억원을 유지했다.  

사료·축산부문도 사료사업의 구조개선과 함께 주 시장인 베트남에서의 돼지값 상승세 지속 등 호재로 매출액은 8.5% 늘어난 5434억원,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치인 52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은 강 대표가 밝힌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글로벌 초격차 역량 확보라는 경영 기조에 맞춰,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비고 중심의 HMR과 햇반, 김치, 만두 등 주력제품에서 국내 1등 시장 지위를 더욱 굳히는 한편,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국내 식품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사업 대형화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면서 메이저 식품회사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수익성 낮은 SKU(상품 품목수)를 줄이는 작업은 지난해 1000여개에 이어 올해에는 300여개로 계속 이어나가 체질 개선도 병행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략적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